골목 골목 정겨웠던 피사. 하릴없이 산책하기 딱 좋은 마을.


참 좋은 유럽의 9월 날씨.


여기가 바로 이탈리아다! 를 외치는 것 같은 골목.


사진 찍는 귀여운 아재.


정겨운 마을.


마을 회관? 법원? 청사? 근데 건물이 너무 예뻐! ><


예뻐!


아 좋다.


좋네!


말도 있고,


돌도 많다.


강도 있고


남푠의 파노라마 2탄!


이것은 성인가?


유럽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창에 덧댄 나무 덧창이 참 좋더라.


버스 기다리는 할머니. ><

(피사 / 2016년 9월 / 아이폰6)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건, 큰 도시도 좋지만 작은 마을들이 참 아름답다는 것.
피사는 사탑으로 유명해진 마을이지만, 마을 자체가 너무 정감있고 좋더군.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한 여행이어서 더 좋았을지도?

피사 중앙역

고풍스러운 역

피사역 앞 남푠!

피사역 광장

피사역 광장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골목

조각

골목

광장

광장

광장

교회인... 건가?


(피사 / 2016년 9월 / 아이폰6)

참 좋았던 피사. 남편과 함께 본 사탑.

신기하군.




참 신기해!


탑도 탑이지만 성당이 참 예쁘더군.


성당과 탑.

성당의 얼굴



고풍스러운 성당




무너지지 말고 잘 견뎌주기를.

(피사 / 2016년 9월 / 아이폰6)

2007년, 2016년.
두 번 찾아간 로마에서 제일 좋았던 곳, 판테온(Pantheon : 모든 신을 위한 신전)
파리에 에펠탑이 있다면 로마에는 판테온이 있다.
로마 속 내 마음의 고향으로 지정.


두근두근. 판테온이 가까워지면서 심장 박동도 빨라짐. ><


아름답다! 말로는 설명 안 되는 신비로운 느낌.


판테온에서 바라보는 로마 시내도 역시 좋았어.

(판테온 / 2016년 9월 / 아이폰6)

로마 판테온 근처, 맛있기로 소문난 커피집 타짜 도로
이때만 해도 커피는 입에도 안 대던 때라, 남편 따라 줄래줄래 따라 가서 구경만 했음.
딱히 어디 가자 안 하는 남편인데, 여기만큼은 강력히 가보고 싶다고! ><


의자 하나 없는 콧구멍만한 커피집이 그야말로 사람들로 바글바글.


바에 주르르 붙어 서서 자기 커피 나오기 기다렀다가 후르륵 마시고 가는 시스템이다.
'커피숍=앉아서 노닥거리는 곳'의 개념이 아니라 그야말로 맛있는 커피 한 잔 얼른 사먹고 나가는 곳.




남편이 시킨 라떼. 향이 참 좋더라. 입술 살짝 대봤는데 뭔가 풍부하고 진한 맛이 느껴지더군.
커피 맛을 손톱만큼 알게 된 지금, 두고두고 다시 가고 싶은 곳.

(로마 타짜 도로 / 2016년 9월 / 아이폰6)

피렌체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은 음식점, dall'Oste
피렌체까지 왔는데 유명하다는 티본 스테이크는 먹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남편 주장에 구글 검색으로 찾아낸 곳.
알고 보니 이미 유명한 곳이었던 것이었던...

피렌체 중앙역에서 가깝고, 현지인-관광객 할 것 없이 손님 엄청 많고, 친절한 직원과 합리적인 세트 메뉴 가격대로 부담없이 피렌체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테이블에는 이렇게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 각종 향신료들이 준비돼있음.
집에서 가끔 호밀빵에 올리브유+발사믹 해먹곤 했는데, 이탈리아 현지에서 먹는 맛은 좀 더 각별하달까.

런치 세트 메뉴 시킴. 스테이크+샐러드 또는 구운 감자+와인 또는 물 2잔+빵
감자 좋아하는 욱은 감자를, 나는 샐러드를 시켰다.
이탈리아까지 왔는데 와인은 한 잔 마셔야지, 하며 야심차게 와인도 시켰으나 몇 모금 마시자마자 둘 다 알딸딸. ㅋ

샐러드는 사실 맛도 모양은 응? 했으나


스테이크가 완전 대박이었!!! 왜 피렌체 가면 꼭 티본 스테이크를 먹으라고 하는지 혀로 알게 된 순간이랄까.
(사실 그동안 스테이크 맛있는 줄 모르고 살았... @@)
2년 지난 지금도 요 스테이크가 가끔 떠오를 정도. 2년 전이라 혹시 해서 찾아봤는데, 여전히 장사 잘 하고 있어서 안심.

피렌체 가시거들랑 달 오스떼 런치 세트 드세요~ 두 번 드세요~

(피렌체 달 오스떼 / 2016년 9월 / 아이폰6)

가끔씩 내 현재 시간과 공간이 실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서울도, 전주도, 대한민국 그 어느 곳도 딱 맞는 내 공간 내 시간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한창 일을 하고 있다가도, 바삐 거리를 걷다가도, 누군가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그 '어긋남'의 느낌은 난데없이 찾아오곤 한다. 마치 한참 동안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럴 때면 멍하게 둘러보며 '여기가 어디지? 난 왜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지?' 하고 스스로에게 묻곤 하는데, 그 물음 뒤에 따르는 대답은 늘 똑같다. '여기가 아닌데, 지금이 아닌데...'
이런 상태를 무어라 설명하면 좋을까. 단순한 멍때림을 넘어 신나게 시간여행 하다 우주의 시간축이 뒤틀려 돌아가야 할 곳으로 가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내려버린 것 같은 느낌? 어디라고 콕 찍어 말할 수는 없으면서도 언제나 그곳이 그리웠다. 그저 막연히 '여기/지금' 아닌 '다른 곳/다른 시간'이 애타게 그리워 몸이 달아오르곤 했다. 어릴 때부터였다. 고질적인 현실도피 내지는 구제불능의 망상/공상병일 거라고 치부하며 살았다. 그러다 아주 가끔, 뒤틀린 우주의 시간축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찰나의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아, 여기로구나!' 하는 깨달음.  
첫 경험은 지리산에서였다. 스무 살 때 처음 올랐던 지리산에 첫발을 딛는 순간 온몸을 지르르 관통하던 느낌. 익숙함 같기도 하고 편안함 같기도 한 것이, 어찌나 슬프고 애달프고 서럽던지. 하여 나는 예전(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에 지리산 빨치산이었을(일) 거라 믿게 되었다. 가끔씩 '지리산에서 빨치산으로 살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떠올리며 우주의 뒤틀린 시간축을 되돌릴 순간을 꿈꾸곤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6년 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지리산과는 전혀 다른 익숙함과 편안함. 지리산에서 몸을 관통했던 느낌이 삶과 죽음의 긴박한 긴장감이었다면, 만델라에서 맛본 익숙함은, 평화롭게 늘어진 나른함 같은 것. 찾았다. '이탈리아에서 올리브나무를 돌보며 한가롭게 짱박힌 또 다른 나'를. 

이탈리아 만델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이었던 만델라 아닌, 로마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시골 마을 만델라(Mandela). 돌로 만든 집들과 올리브 나무와 야트막한 산과 파란 하늘뿐인 이곳에서(아, 축구장도 하나 있었지) 2008년 1월부터 2월까지 한 달을 살았다. 커다란 성의 한귀퉁이 2층짜리 돌집에 묵었는데, 장작이 수북이 쌓인 현관, 벽난로가 자리한 거실, 묵직한 돌계단과 나무로 덧창을 댄 2층 발코니까지...영화에서만 보던 그 이국적인 풍경에 홀딱 반한 것도 잠시, 한 달 동안 무시무시한 추위에 덜덜 떨어야 했다. 돌로 지은 건물이 내뿜는 겨울의 한기란 그야말로 무시무시해서, 낮에도 전기담요 속에서 비비적거리곤 했다.
그럼에도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야말로 행복이 딱 코앞에 와 있어서, '행복'이라는 말을 떠올릴 새도 없었던 한 달. 아침 일찍 일어나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냄비에 밥을 해먹고, 올리브나무와 야트막한 숲을 한 시간 정도 헤집고 돌아와 따뜻한 발코니에 앉아 마을을 내다보던 시간들. 참 춥고 심심하고 하릴없으면서도 몹시 아슬아슬한 시간(로마에서 지갑을 도둑맞아 그야말로 여행 경비가 간당간당했다.). 돌아온지 3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몹시 생생하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그곳. 지금도 가끔 잠에서 깨 창을 열면 골짜기 위 마을로 올라가는 돌길이 보일 것만 같아 눈물이 나.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그때까지 부디 안녕히.     

집 맞은편의 작은 창고. 창고라 생각했으나 어쩌면 집일지도 모르겠다. 

만델라에서 소풍 가듯 찾아갔던 작은 마을 비코바로(Vicovaro). 빨래 널린 돌벽.

또 하나의 작은 마을 수비아코(Subiaco). 예쁜 스쿠터.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들 / 2008년 1월 / PENTAX K1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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