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다녀온 지 벌써 1년이나 지났다니. 코로나 때문에 유독 빨리 지나는 2020년이네.
치앙마이를 다시 가게 된다면 반캉왓(Baan Kang Wat)에도 꼭 다시 갈 거다. 아예 반캉왓에서 하룻밤 묵어야지.

작은 예술인 마을 반캉왓. 마을 전체가 카페, 디자이너 작업실, 공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을 자체는 작지만 어느 것 하나 흘려 넘길 곳이 없어서 제대로 구경하자면 몇 시간이 훌쩍 흐르더군.

마을 초입에 자리한 수제 공책 공방 <노트 어 북>. 마음에 드는 가죽 표지를 골라 각인을 새길 수 있고 공책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빼곡한 마을 지도.

집인지 정글인지 모를… ㅎ

공방.

범상치 않은 장식품 가게.

탐났던 귀여운 고래!

어디든 앉아 쉬어도 좋은 풍경.

마음에 들었던 옷가게. @@

그리고 카페.

맛있는 음료와 케이크.

이댚의 귀여운 머리통. ><

(치앙마이 반캉왓 / 2019년 11월 / 아이폰XR)

정말 좋았던 치앙마이 숙소. 숙소라기보다는 편안한 친척집, 친구 집 같던 곳. 치앙마이에 다시 가도 꼭 다시 묵을 거임!

아름다운 거실.

그리고 우리가 묵었던 꿈 같은 2인실.

방 안에 샤워실에 2개 있다. 특이한 구조.

발코니로 나가면 빨래걸이가 뙁!

그리고 발코니 문을 기준으로 왼쪽은 세면기

오른쪽은 변기. 씻는 공간, 싸는 공간, 세수 공간이 다 따로 있음. ㅎ

친구 먼저 보내고 하노이 가기 전 하루 묵었던 다인실은 2층에 있음.

다인실도 너무 쾌적하고 안락한 공간!

공동 화장실도 엄청 깨끗 깨끗!

(치앙마이 베드인타운 / 2019년 11월 / 아이폰XR)

왓 체디 루앙 근처, 브런치로 유명한 올드 하우스 카페.
초록초록 예쁜 곳이다.
왓 체디 루앙 구경하고 점심 겸 휴식 겸 노닥거리기 좋은 곳.

 

카페까지 가는 길이 예뻐서 저절로 발이 향하는 곳.

 

야외에도 테이블이 있고

 

안에서 보는 풍경도 좋다.

 

독특한 카페 안. 화분이 많아 식물원 같기도?

 

똠얌꿍. ><

 

태국 세 번 오가는 동안 드디어 먹었다, 그 유명한 망고밥! 웬만한 음식점보다 훠어얼씬 비싸지만 맛있더군.
신선한 망고와 쫀득한 찰밥의 조화!

(올드 하우스 카페 / 2019년 11월 / 아이폰XR)

원없이 보는 화려함이 이어진다.

입이 떡 벌어졌던 건축.

와, 화려함도 이 정도면 국보급 아닌가!

백색사원에서 유일하게 흰색 아닌 건물, 바로 화장실.

쾌변(황금똥?)을 염원하는 부처님의 마음을 표현.... 한 것이 아닐까? ㅋ

뒤쪽으로는 자연을 형상화한 조각들이!

미소가 너무 좋은 부처님.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도마뱀

연잎 위에 뜬 사천왕? (사실 모름)

쿠아앙!

치앙라이 백색사원은 대부분 여행사 단체 모객으로 가게 될 텐데, 밥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밥은 부실했지만, 볼 만한 가치가 충분했던 백색사원.

(치앙라이 백색사원 / 2019년 11월 / 아이폰XR)

춤이 하나 끝나고 음악이 바뀌며 무용수들도 바뀐다.

 

좀 더 경쾌한 춤.
전의 무대도 그렇지만, 치마 폭이 좁아 다리의 움직임이 불편하겠다 싶으면서도 애초에 그걸 염두에 두고 만는 춤이겠거니.

 

몇 개의 무대가 이어지고 마지막은 다 함께 춤으로 마무리. 관람객들 올라가 무용수들과 덩실덩실 춤을 추는데, 보기만 해도 흥겨움.

 

공연 끝나고 씐이 난 이댚의 기쁨의 브이질. 출판사 대표, 팟캐스트 기획, 거대 인터넷 카페 운영에 자기 글까지 쓰면서 애가 셋… 몸이 최소 4개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게끔 바쁘고 또 바쁜 사람인지라, 여행의 순간순간을 오롯이 즐긴다.
나는 그런 이댚의 모습이 그저 흐뭇하고.

 

공연장 밖에 마련된 전통 공예품 매대.

 

실내 공연이 다가 아니다!

 

아쉬운 관객들을 위해 마당에선 이렇게 탈춤 비스무레한 공연이 열리고,

 

둘러서서 즐거운 사람들.

 

아까 무대에서 선 무용수들의 일종의 앵콜 공연.

 

불쇼!

 

불꽃놀이까지. 펑펑!

 

뭔가 엄청나게 화려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지는 않으나 소소하게 이런저런 즐거움을 주는 깐똑 디너쇼 되시겠다.

 

어서 오세요, 여기는 올드 치앙마이 문화 센터입니당.

(올드 치앙마이 문화 센터 / 2019년 11월 / 아이폰XR)

백색사원(Wat Rong Khun / White Temple)

태국의 개인미술가가 1997년부터 건립을 시작한 사원으로, 아직도 짓고 있는 중이며(바르셀로나 성가족 성당!)천국과 지옥을 표현하고 있단다.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

지옥을 건너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

지옥불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손 흔드는 불쌍한 영혼들.

엄청나게 섬세하다. @@

그저 눈부시다는 말밖에는…

와... @@

흰색이 이렇게 화려한 줄 처음 알았네.

아름답구나!

(치앙라이 백색사원 / 2019년 11월 / 아이폰XR)

치앙마이 가기 전 미리 예약한 깐똑 디너쇼. 결론부터 말하지면 대만족!

* 깐똑Khantoke : 란나타이 왕조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결혼식과 각종 기념일에 내오던 태국 북부 지방의 전통 음식을 일컫는다고 한다. 그릇을 뜻하는 깐Khan과 밥상을 뜻하는 똑Toke이 합쳐진 말이라고.

<올드 치앙마이 문화 센터> 입구는 요렇다.

디너쇼이므로 당연히 저녁에 열리는 공연.
여유 있게 도착하니 관람객을 맞으며 전통 옷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네.

얼쑤~

얼추 시간 되면 안으로 안내 받는다. 가운데 나무로 된 널찍한 무대가 있고, 양옆에는 밥 먹으며 공연을 보도록 식탁이 마련돼 있음.

동양인은 당연히 좌식으로 안내하고 양반 다리 힘든 양인들은 탁자에 주로 앉는 듯.

우리는 22번!

듀근듀근 기다리니 음식과 술이 차려진다. 음식은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지만 술은 따로 사야 함. 태국 맥주 콜!

어이쿠, 어쩜 이렇게 하나 같이 음식이 다 맛있냐! 이러니 살이 안 찌고 배기겠냐고!

식사가 얼추 끝나 간다 싶으면 악사들이 먼저 나와 자리 잡고

과일과 차로 식사 마무리.

그리고 대망의 공연 시작!

흐르는 음악에 맞춰 유려하게 춤추는 무용수들.

춤의 의미는 몰라도 손짓만으로 즐거웠던

특히 오른쪽 무용수의 손짓과 미소가 아름답더군.


(치앙마이문화센터 깐똑 디너쇼 / 2019년 11월 / 아이폰XR)

10년 만의 태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새삼 내가 태국에 대해 참 모르고 있구나, 깨닫고 급 준비에 돌입.

요즘 거의 살다시피하는 태사랑 카페에 올린 글.

 

태사랑.

단언컨대, 이토록 정성 넘치고 갸륵한 여행카페는 없을 듯.

태사랑 운영자 요술왕자님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같지 않으리라'는 말이 생각 나.

 

 

드디어! 받았습니다.

어떤 님의 표현대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지도'라는, 태사랑 지도!


사실 엊그제부터 아파트 우편함을 기웃기웃거렸는데 안 보이기에 이상하다, 내 것만 빠졌나? 주소를 잘못 썼나? 하며

전전긍긍 지도 발송 게시판을 들락날락...하다


오늘 5만 년만에 집안 청소란 걸 하면서 '씨네21'과 '시사인'과 '참여연대' 소식지와 이런저런 청구서들 사이에 교묘하게 뙁! 낀

지도 발견! 애저녁에 집 안에 들어와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

(자기 버리고 혼자 여행 가겠다고 신난 마누라가 미워, 남푠이 감춰놓은 모양입니다 그려. 허허.)

그러거나 말거나,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펼쳐보니...아앗...눈 부셔! ><


그런데, 지도를 받고 마냥 들뜰 줄 알았던 마음이...점점 가라앉는 건 왜일까요.

종이의 흰 공간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알같은 글그림이 빽빽하게 채워진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

가슴 한 구석이 묵지근해지더란 말이지요. 콧속도 살짝 매워지고.


구분도 잘 안 가는 자그마한 골목과 숨은 길들 사이를 점점이 색색이 아슬아슬하게 가로지르는 버스 노선과 각종 표지판들...

수십, 수백 번 고치고 바꾸고 빼고 채워넣고 다시 빼고 고치고 채우기를 반복했을 숙소, 음식점, 박물관, 쇼핑센터들...

어떻게든 여행자들을 지키기 위해 사이사이 빨간 글씨로 강조해 넣은 보트 사기꾼, 왕궁 사기꾼, 비둘기 사기꾼, 현금 사기꾼들...

그러고도 아직 마음을 놓지 못하고 마침표처럼 찍은 '잘못된 곳 바뀐 곳은 꼭 신고해달라'는 문구.


과연, 마음을 놓기는 할랑가요?

아니, 애시당초 이 지도에 '완성본'이란 게 있을까요?

아마 없겠지요. 2015년판, 16년판...흰 종이가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이 작업은 계속 되겠지요.


저도 엔간히 쓰잘데없는 일에 곧잘 식음전폐하며 달려들고는 하는 잉여로운 인간인지라,

대가없이 이유없이 순전히 '마음가는대로' 무언가에 매달려본 경험이 심심찮게 있어 왔지만,

이 지도 앞에서는, 걍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습니다.


정성, 배려, 수고, 책임감, 헌신...지도에 딱 어울리는 적확한 말을 찾지 못해 끙끙대다 포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지극한 마음이, 어떤 지극한 사랑이 이런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게 했을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더군요.

태국이란 나라는 참 행복하겠구나 싶었어요. 누군가들에게 이렇게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

그들은, 알랑가요? 이 사랑을?


아, 그만해야겠어요. 감정의 위험수위를 넘실넘실...ㅎ 술도 안 마셨는데 이게 웬...;;;;

우야든동 지도 한 장(아니 네 장)에 괜시리 울컥해지는 밤입니다.


요왕님을 비롯해 지도를 만드는 데 기꺼이 귀한 시간과 마음을 보태주신 태사랑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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