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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딴나라유람/필리핀(2011) (8)
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따알 호수를 품은 소박하고 예쁜 필리핀 산골 마을, 따가이따이. 언덕 위에 자리잡은 공동주택. 구름이 맞닿을 듯 가까운 풍경. 산과 호수를 같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올리바레즈 중심가 있을 건 있고 없는 게 더 많은 ㅎ 다운타운(!) 길가에 늘어선 지프니들. 트럭을 개조해 만든 지프니. 필리핀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지프니 운전석. 지프니 안의 승객들. 트라이시클(바퀴 셋 달린 오토바이)에 기름 넣는 기사. @@ (필리핀 따가이따이 / 2011년 11월 / PENTAX K-x)
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엊그제 다녀온 것처럼 생생한 필리핀. 그 아름다운 자연과, 거친 듯 맛있는 음식과 소박하며 수줍은 사람들 때문이겠지. 그래서 '필리핀에서 한인 또 총격!' 이런 기사를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내가 만난 필리핀은 '여행위험국' 따위의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부디 더 이상 그곳에서 다치거나 죽는 사람들이 없기를. 언제 다시 가게 될지 모르지만, 내 첫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언젠가 확인할 날이 오겠지. 혀와 코가 먼저 기억하는 그리운 필리핀 음식들. 새우 꼬치 튀김 생선구이 게 요리 정말 맛있었던 생선인데, 도미 비슷한? 정신 차려보니 뼈만 남은 도미. 중국 뷔페 식당 메뉴들, 초두부, 해물우동, 채소찜 필리핀 국립미술관 근처에서 만난 길거리 어..
필리핀 여행에서 묵었던 숙소 가운데 가장 비싸고 호화로웠던 따가이따이 에스탄시아 리조트. 목적지로 옮겨 가려면 교통비는 어쩔 수 없고, 현지에서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고 보자는 주의(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인 데다, 현지 기념품(냉장고 자석! @@)과 구두(여행하는 도시마다 구두나 부츠를 꼭 하나씩 사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 ;;;)는 반드시 사야 하는지라, 여행에서 아낄 수 있는 항목은 숙소 뿐이다. 잠자리에 그다지 까탈스러운 편이 아니어서(단, 귀가 밝기 때문에 조용해야 한다.) 좀 더럽고 좀 냄새 나고 좀 허름하면 어떠랴 싶다. 춥지 않고 비만 피할 수 있는 곳이면 됐달까. 그래서 여행 숙소를 고를 때는 제일 싼 곳부터 찾는다. 다니다보니 이젠 요령이 좀 생겨서, 아고다나 호스..
따가이따이(Tagaytay) 지역의 따알 호수(Taal lake). 뉴욕타임스 선정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여행지 100곳' 중 하나라지. 뉴욕 타임스가 뭔데? 그래서 어쩌라고? 발끈 하면서도 은근 솔깃한 것이 또 여행자의 마음. 그래, 가자! 따가이따이로. 대개 마닐라에서 여행사 끼고 하루 훌쩍 다녀오곤 하는데, 보홀과 세부에서 일주일 동안 바다를 실컷 보았으니 이제 산을 좀 느끼자 싶어 2박3일을 묵기로 했다. 가보니 탁월한 선택. 우리나라 강원도처럼 산중턱에 자리한 마을 따가이따이. 그 산마을을 온통 둘러싼 호수, 그리고 화산. 서늘하고 시원하고 아름다웠던, 필리핀 산골의 독특한 풍경들. * 따알 호수와 따알 화산 : 수억 년 전 화산이 폭발한 뒤 길이 25km, 폭 18km에 이르는 따알호..
보홀해상투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보홀육상투어. 보홀이 꽤나 큰 섬이고 볼거리들이 상당히 많은 터라 여행자 혼자서 택시 타고 다니기는 힘들기 때문에, 대개 예닐곱 군데의 볼거리를 한데 묶어 봉고차(?) 타고 휘리릭 다니는 육상투어들을 많이 한다. 나 또한 보홀 가기 전 미리 육상투어를 예약했는데, 약속했던 9시에 칼같이 리조트로 데리러 와준 현지인 가이드 덕에 편히 보홀의 구석구석을 즐길 수 있었다. 육상투어 프로그램은 '안경원숭이(타르시어) 보호숲-초콜릿 언덕-흔들다리(행잉브릿지)-로복강 투어(배 위에서 강 보며 점심 먹기)-바클라욘 교회(보홀에서 가장 오래 된 가톨릭 성당)-혈맹기념비'로 이어지는데, 총 관광 시간은 5~6시간 정도. 제일 먼저 들렀던 안경원숭이 보호숲. 타르시(Tarsiers)는 ..
보홀비치클럽(Bohol Beach Club). 가기 전에 사람들이 하도 보홀비치클럽, 보홀비치클럽 하기에 대체 그게 뭔데! 했는데, 가보니 역시 유명할만 하더군. 보홀비치클럽은 리조트 이름이고, 그 리조트 소유인 바다에서 놀려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물론 리조트에서 묵는 사람은 공짜. 평일 입장료 350페소(우리 돈 약 9000원 / 주말은 500페소) 내고 들어가서 몇 시간 놀고, 저녁까지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그 따뜻하고 잔잔한 바다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이 어찌나 아쉽던지. 다음에 보홀 가게 되면, 하룻밤 정도는 꼭 묵어보리라 결심. 잔잔하고 따뜻한 바다, 넓디 넓은 백사장. 참으로 잔잔하고 한적하고 예쁜 바다. 그 바다 위에 둥둥 떠서 바라본 하늘은 또 어찌나 평화롭던지. 걷어오고 ..
필리핀에서의 일정은 대략 살짝 빡셌다. 싼 거 말고는 뭐 하나 좋은 것 없는, 악명 높은 세부퍼시픽을 타고 새벽에 세부 도착. (물 한 병 공짜로 안 주고, 엔진 소리 엄청 시끄러워 잠 한 숨 자기 힘들고, 비행기가 작다 보니 심지어 승무원들 들어가서 쉴 공간 하나 없더라...ㅜㅜ) 몇 시간 눈 붙이자고 방값 내기 아까워 예약해둔 마사지샵으로 가 1시간 마사지 받고 두어 시간 자고, 바로 세부 항구로 가 대행으로 미리 사둔 오션젯 페리 타고 보홀로 직행. 필리핀 12박 13일 여정 가운데 첫 일정인 보홀에서의 3박4일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바다'와 원없이 함께 한 시간. 다음 날 새벽 6시에 해상 투어 출발. '돌고래 구경/버진 아일랜드 잠깐 내려 사진 찍기/발리카삭 섬 스노클링/점심'으로 이뤄진 해상 ..
갑니다. 2주 동안. 다녀오는 동안 부디 다들 별일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