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맞은편에 아주 자그마한 전시장이 있다.
2평이나 될까 싶도록 작고 또 작은.
여기가 전시장이라고? 싶다가도 지날 때마다 새 전시가 열려 오호, 대단한데? 싶은 곳.
오늘 발길과 눈길을 동시에 붙든 윤주원 개인전 <다시, 봄>
이른 봄꽃 활짝 피었네.

(갤러리 틈 <다시, 봄> / 2025년 3월 / 아이폰14)

꽝꽝 얼어붙은 두만강을 비척비척 걸어가는 안중근.
죽으려 했으나 죽지 못하고 오직 하나를 위해 살아남은 자.
영화는 정말 보이는 것이 다구나, 싶을 정도로 첫 장면부터 압도당했다.
 
영화는 곁눈질 하지 않고 묵묵하게 직선으로 내달린다. 
안중근의 마지막 목표, 이등박문의 척결.
그 목표를 향해 분투하는 안중근도 아름다웠으나 내 마음을 더 크게 울린 이들은 바로 김상현(조우진)과 우덕순(박정민).
 
살기 위해 고깃덩이를 쑤셔 넣으며 엉엉 울던 김상현이 불쌍하지만 척결해야 할 밀정이었다면,
즉결처분하지 않고 한 번 더 기회를 준 동지들의 너른 품.
그 기회를 저버리지 않고 결국 스스로 증명해보인 모습까지, 그들의 삶 전부가 감동이었다.

그리고 매주 밝은 빛으로 광장에 모이는 내란 시대의 독립투사들.
목숨을 던져 싸우고 또 싸우는 이들과 함께여서 참 다행이야.



순식간에 쏟아져들어오는 그림, 조각, 설치 작품들.
가장 뜨거운 미술의 현재를 보다.

(프리즈 서울 2024 / 2024년 9월 / 아이폰14)

새삼스러운 사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참으로 웅장하구나!
또 새삼스러운 확인. 연기 잘하는 배우의 희로애락 표현은 무척이나 복합적이구나. 고통에 찬 황정민의 표정처럼.
그리고 다시 발견. 김소진 배우의 목소리! 발성! 우아한 자세! 레이디 맥베스를 하기 위해 타고난 느낌.
올 여름 연극의 수확, 맥베스.

(맥베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2024년 8월 / 아이폰14)

배우의 힘이 이리도 크구나.
빈약한 서사를 배우가 채울 수도 있구나.
뮤지컬은 배우 따라다닌다는 말을 처음 실감한 공연.

백은혜 배우! 나 아무래도 당신 따라다닐 것 같아. ><

(아가사, 고양아람누리 / 2024년 7월 / 아이폰14)

나쁜 쪽으로 믿을 수 없어.
이렇게 이상하게 연기한다고? 진짜?
장난이 아니라, 컨셉이 아니라?

성별 반전이라든가 현실 정치를 생각나게끔 하는 각색 시도는 참신하고 다른 배우들 연기도 너무 훌륭했으나… 하필 햄릿의 연기가… ㅠㅠ


연기 잘한다 생각했던 배우들을 무대에서 만나 당혹스러운 경험(오만석, 배종옥, 서이숙…)이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 TV로 먼저 알게 된 배우들 출연작에 트라우마 생길 판.

오랜만의 연극인데 넘 아쉽… ㅜㅜ

(햄릿, 명동예술극장 / 2024년 7월 / 아이폰14)

무더위 : 물+더위. 그야말로 찌는 듯한 더위.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에 찌는 것처럼 견디기 힘든 더위를 이르는 말로, ‘물 + 더위’에서 왔다는 설이 있단다.
습도 90은 가뿐히 넘기는 요즘이야말로 물더위 설이 딱이네.

콧속을 파고드는 습기에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를 뚫고 찾은 재능교육 JCC아트센터.
프란스 란팅 사진으로 세계의 생명들을 만나다.
잊지 못할 7월.

(프란스 란팅 전 / 2024년 7월 / 아이폰14)

간만의 대학로 연극, 초선의원.
 
보자마자 든 첫 생각, 와 희곡 쓰기 정말 어려웠겠다. 그럼에도 꽤 잘썼다!
꽉 채운 2시간이래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시간 순삭. 
재밌고 의미 있었어! 
 
송용진 배우 열연 훌륭하고, 젊은 남배들 왤케 잘 생김! ㅎ 
 

(연극 초선의원 / 2024년 5월 / 아이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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