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꽝 얼어붙은 두만강을 비척비척 걸어가는 안중근.
죽으려 했으나 죽지 못하고 오직 하나를 위해 살아남은 자.
영화는 정말 보이는 것이 다구나, 싶을 정도로 첫 장면부터 압도당했다.
 
영화는 곁눈질 하지 않고 묵묵하게 직선으로 내달린다. 
안중근의 마지막 목표, 이등박문의 척결.
그 목표를 향해 분투하는 안중근도 아름다웠으나 내 마음을 더 크게 울린 이들은 바로 김상현(조우진)과 우덕순(박정민).
 
살기 위해 고깃덩이를 쑤셔 넣으며 엉엉 울던 김상현이 불쌍하지만 척결해야 할 밀정이었다면,
즉결처분하지 않고 한 번 더 기회를 준 동지들의 너른 품.
그 기회를 저버리지 않고 결국 스스로 증명해보인 모습까지, 그들의 삶 전부가 감동이었다.

그리고 매주 밝은 빛으로 광장에 모이는 내란 시대의 독립투사들.
목숨을 던져 싸우고 또 싸우는 이들과 함께여서 참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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