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에서 묵었던 숙소 가운데 가장 비싸고 호화로웠던 따가이따이 에스탄시아 리조트.
목적지로 옮겨 가려면 교통비는 어쩔 수 없고, 현지에서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고 보자는 주의(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인 데다, 현지 기념품(냉장고 자석! @@)과 구두(여행하는 도시마다 구두나 부츠를 꼭 하나씩 사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 ;;;)는 반드시 사야 하는지라, 여행에서 아낄 수 있는 항목은 숙소 뿐이다. 잠자리에 그다지 까탈스러운 편이 아니어서(단, 귀가 밝기 때문에 조용해야 한다.) 좀 더럽고 좀 냄새 나고 좀 허름하면 어떠랴 싶다. 춥지 않고 비만 피할 수 있는 곳이면 됐달까. 그래서 여행 숙소를 고를 때는 제일 싼 곳부터 찾는다. 다니다보니 이젠 요령이 좀 생겨서, 아고다나 호스텔닷컴에 올려놓은 사진들만 봐도 대충 견적이 나온달까. 싸면서도, '가격 대비 괜찮은' 숙소를 만났을 때의 기쁨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가이따이에서는 '싸고 괜찮은' 숙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일단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이 드물었고, 필리핀 현지인들이 손꼽는 휴양지(겸 신혼여행지)여서인지 고급 호텔과 리조트가 대부분.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따알 호수가 보이는 좋은 리조트에서 묵자! 해서 고른 에스탄시아 리조트. 2인 디럭스룸 1박에 7만 원? 정도였고, 2박에 (수수료 포함) 15만 원 가까운 돈이라(내 숙고르는 기준에선 그야말로 초호화+사치+과소비+분에 넘치는+주제도 모르는+겉멋만 든+간이 배밖으로 나온, 설라무네 등등의 사건인지라 결제하는 손이 후덜덜 떨리더라.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그런 후덜덜함 따위 사르르 사라져버리고, 아 좋다! 좋구나! 좋아부러!
에헤라디야~ 노래가 얼쑤!
쓰고 비싼 데서 묵으려 하는지를 깨달았달까. ㅜㅡ
호텔에서 주는 아침. 미국식, 멕시코식, 필리핀식 등등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나는 당연히 '밥'이 있는 필리핀
전통식. 마늘을 넣은 밥(필리핀 어느 식당엘 가나 밥 종류는 3가지다.-그냥 밥(plain rice), 볶은 밥(fried rice), 마늘 밥(garlic rice).
그냥 밥이 제일 싸고 마늘밥이 제일 비쌌던 듯.)인데, 맛있다. 튀긴 생선도 맛났고, 특히 오른쪽에 노란 아이-생강인데, 새콤하게 양념
해서 김치 같은 기분이 나더군. 그리고 삶은 달걀. 우리나라에선 이제 보기 힘든 흰 달걀이라 방가방가. 처음 밥이 나왔을 때, 너무
조촐해 애개? 했으나 밥도 생선도 생강 반찬도, 잘 삶은 달걀도 맛나더군. 하긴, 외국에서 먹는 음식인데 뭔들 맛이 없겠냐만...ㅎㅎㅎ
호텔 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따알 호수. 따가이따이에서 묵을 요량이라면 강추. 에스탄시아 리조트. 번화가인 올리바레즈(Olivarez)
와도 걸어서 오갈 수 있어(왕복 30분~40분 정도) 더욱 좋았던, 참으로 어여쁜 호텔.
(필리핀 따가이따이 / 2011년 10월 / PENTAX K-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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