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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포항 여행] 포항 환호공원에서 만난 맨발의 소녀 본문
평화의 소녀상.
포항과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태어난 고향이 단지 일본 오사카여서라거나, 이 나라 대부분의 우익 매국노들의 공통된 신념이 친일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뼛속 깊이 일본인인 것 같은 그 놈 때문에.
대통령 5년 하면서 뒷돈으로 몇 조원을 해처먹었다는 흉흉한 소문의 주인공인 그 놈하고 너무 가까운 동네여서일까.
포항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그 놈의 형놈까지. (그 놈의 형놈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동안 포항에는 돈이 넘쳐 났단다.
오죽하면 '형님 예산 쏟아진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_-)
여행으로라면 절대 일부러 걸음하지 않았을 동네를, 몇 년만에 일 때문에 다시 가게 되었고,
싫어도 몇 시간을 머물러야 하므로 이것저것 검색하다 소녀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포항역에서 택시를 타고 곧바로 찾은 환호해맞이 공원.
소녀상 만드는 데 힘을 보탠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히 박힌 동판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또 징- 하더라.
그놈이나 형놈과는 질적으로 다른, 작고 평범하고 착한 포항 사람들이 여기 있었구나.
사진으로 봤을 땐 너무 추워보여 양말이라도 신겨줘야 하나 했는데, 시린 발과 꼭 쥔 주먹이 너무도 당차고 꿋꿋해 보여 안심이었다.
(포항 환호공원의 평화의 소녀상 / 2015년 12월 / 아이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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