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몰스킨 다이어리를 생일선물로 주던 후배가 올해는 난데없이 만년필을 선물했다.
'Dramatic'이라고 떡 하니 새겨넣은, 단순한 디자인의 만년필.
만년필을 제대로 써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중고딩 때였나. 아이들 사이에 한창 만년필 바람이 불었던 적이 있다.
휴대폰도 노트북도 없던 시절이라, 아이들끼리 '젠체' 하는 물건들은 주로 펜, 노트, 필통 이런 거였지.
뭔가 있어 보이고 멋져 보여서 아버지나 오빠가 쓰던 만년필을 잉크병 째 들고 학교에 다니다 잉크 쏟고 난리 피우고,
그러다 만년필 바람 시들해져서 서랍 한구석 처박아두었던 기억.
보고 있자니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 하나 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정아, 열심히 쓸게. 이 만년필 펜촉이 닳아없어지도록.
(만년필 / 2011년 12월 / PENTAX K-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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