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더위와 나른함이 물러간 자리, 어김없이 야시장이 선다. 비로소 시끌벅적 활기 띠며 살아나는, 루앙프라방의 밤.
야시장을 보니 라오스 또한 동남아임이 실감나더군.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루앙프라방 야시장 / 2019년 12월 / 아이폰XR)

루앙프라방에서 마음에 많이 남은 곳, 루앙프라방 도서관.
루앙프라방 시내(?)는 하도 아담해 지도가 필요 없을 정도인데, 도서관에서 여행자들에게 책을 기증받는다는 소리를 주워 듣고는 쫄레쫄레 가보았다.

 

문 여는 시간이 걸려 있긴 하지만… 문 여는 사람 마음인 것으로. (한 번 허탕 침. ㅋ)

 

작고 아담한 건물.

 

들어가자마자 마당 왼쪽에 헌책 기증함이 있다. 영어 책 위주고 인터내셔널 랭귀지는 상자에 몰아서…

 

책을 팔기도 하고 교환도 하는 서점.

 

도서관 안은 이렇게 생김.
국회도서관, 국립도서관 이런 거 말고 그냥 우리 동네 도서관보다 작은 규모에 놀랄 수 있지만

 

이것이 루앙프라방 도서관의 담담한 현실.

 

안쪽에 놀이방처럼 꾸며 놓아 동네 아이들이 모인다.

 

도서관 운영 사무실 겸 판매대 겸 두루두루.

 

“라오스 사람들은 가난합니다.”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도움을 청하고 있어 좋았다. 저개발 나라가 잘 사는 나라에 손을 내미는 것은 지구촌 인류로서 당연하다 생각하므로.
멀리 갈 것 없이, 우리나라 또한 불과 몇십 년 전까지 다른 나라 도움 많이 받지 않았던가.

도서관은 단지 책 읽는 공간이 아니라 라오스 교육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기증 받은 책들을 모아 학교에 전달하고, 기금을 모아 라오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쓰고 있단다. 그렇다는데 어찌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있으랴!

남푠 선물로 루앙프라방 도서관이 그려진, 제일 비싼 면티를 고르고 한국어 책도 기증했다.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세계 시민이 된 것 같은 뿌듯함을 산 셈.

 

아앗! 한국어와 라오스어가 함께 쓰인 어린이책 발견!

 

외교부 지원으로 라오스 책을 만들어주다니.
크흑… 라오스에서 우연히 만난 국가의 품격!
역시, 이게 나라다! ><

(루앙프라방 도서관 / 2019년 12월 / 아이폰XR)

루앙프라방 야시장 명물 코코넛빵.

길가에 진동하는 코코넛 향에 걷다가 홀린 듯 멈췄다. 꼬맹이는 뭘 보고 있는 걸까?

코코넛빵이라는 한글이 선명하네. 5000킵이면 우리 돈으로 700원 정도.

안 먹어볼 수 없잖아!
사들고 숙소에 돌아와 허겁지겁 먹었는데, 뜨겁고 달콤하고 촉촉하고…. 이거슨 천상의 맛이 아닌가! ㅠㅠ

빵도 빵이지만, 빵을 싸준 바나나잎이 참 정겹다.
1년도 안 지났는데, 코로나 때문에 하늘길이 막혀서 그런지 너무 까마득한 옛일 같아 슬퍼.

코로나 꺼져라. 백신, 치료제 얼른 나와라!

(루앙프라방 야시장 코코넛빵 / 2019년 12월 / 아이폰XR)

고이고이 아껴두었던 루앙프라방 풀기.

루앙프라방에서 제일 높은 푸시산(이라지만 언덕 높이) 저녁놀을 보기 위해 숙소를 나섰는데, 낮에는 없던 야시장이 주르륵 선 게 아닌가! @@

빨간 천막 너무 예뻐. ㅠㅠ

왕궁 박물관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야시장 풍경. 루앙프라방답게 얌전하고 사랑스럽다.

푸씨산 꼭대기 왓 촘시(Wat Chomsi=촘시 사원)에 이르면 기대하고 기대하던 장관을 만날 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루앙프라방을 감싸며 흐르는 남칸 강의 일몰.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 점점 붉어지는 하늘.
하염없이 보고만 있어도 좋은 풍경.

언젠가 꼭 다시 가리,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 푸시산과 남칸강 / 2019년 12월 / 아이폰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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