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제주 걷기] 제주 올레 12코스-2 본문

올레둘레길

[제주 걷기] 제주 올레 12코스-2

네루다 2012. 5. 17. 13:38

12코스 중반부터 다시 걸을까요.

 


한참을 도자기 보며 노닥거렸던 산경도예를 나와 이제 마을길로 들어섭니다.
아앗, 창문을 벽돌로 교묘히 막은 센스. **

 

특이한 건축 디자인이당. **

 

올레길 걸으며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마을마다 요렇게 큰 나무들이 있다는 것. 신령이 깃든 나무들.
나무가 살아있는 마을은 곧 사람이 살아있고 공동체가 살아있고 사람과 마을의 이야기가 살아있다는 뜻 같아 참 기분 좋았어요.

 

마을을 한참 구비구비 걷다걷다 드디어 바다가 나옵니다. 신도리 바다. 여기가 한 7km?

 

팍팍한 흙만 밟으며 걷다가 바다를 보니 나름 흥분한 일행들. ㅎㅎ

 

바다를 바라보는 유채꽃들.

 

신도 바당올레 8.4km. 참 절묘한 위치에 매달린 올레 리본. 올레길을 걷다 보면, 이 길이 공짜로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주 깨닫곤 합니다. 숲속에도 바닷가에도 위태로운 산꼭대기에도 이렇게 어김없이 야무지게 매달린 리본을 볼 때면, 리본을 매달고 돌보았을 사람들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서 콧날이 시큰해지곤 하지요.

 

양파밭.

 

무밭. 걸으면서 참 마음 아팠던 풍경 중 하나. 수확 안 하고 밭째 버려진 무들. 재작년인가, 제주 어떤 양반이 무를 심어 짭짤한 재미를 본 뒤
작년에 너도나도 따라 무를 심는 바람에 무값이 폭삭 주저앉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렇게...ㅜㅜ

한장동 마을회관. 11.6km. 잠시 다리도 쉬고 볼일도 보고 ^^

 

수월봉, 고산기상대. 12.5km

 

주린 배도 채울 겸 휴게소에 앉아 제주 좁쌀 막걸리에 파전 한 젓가락씩. 캬...><

 

옆에서 취향대로 한라산 소주와 막걸리 드시던 제주 양반들. 대화의 9할은 못 알아들었어요. ㅜㅜ

아니 이것은 영어보다 어렵다는 제주 방언?

 

수월봉을 내려가니 또 거짓말처럼 저런 단애? 퇴적층? 절리? 가 나옵니다.

 

이건 마치? 자동차 광고의 한 장면같은... ><

 

걷다 보니 이 아름다운 절경에 못박는 장면이...일본 놈들이 파놓은 굴입니다. 바다를 향해 대포를 숨겨놓을 용도. 제기랄. ㅜㅜ

 

두 눈 퀭하니 입 벌린 괴기스러운

 

엉알길. 13.3km. 아아 동글동글 몽글몽글 뭉실뭉실한 돌들.

 

잠녀(해녀는 일본식 표현이므로 × 잠녀가 맞아요) 할망들 / 왠지 짠해서리... ><

 

당산봉 정상(15.3km)에서 바라본 바다.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하는...조 앞 섬이 와도, 앞앞 섬이 차귀도. 둘 다 무인도래요.

 

누웠대서 와도라는데 그럼 차귀도는?

 

종점이 가까워오고 있네요. 저 멀리 보이는 용수 포구.

 

참 눈물이 나는 길. 억새는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으요.

 

바다와 억새가...

 

생이기정? 16.1km.

 

바다와 땅이 굽이굽이 서로 쓰다듬고 끌어안고 부벼대며 그렇게 견디는 곳.

 

오후 6시가 넘었나...드디어 12코스 종점인 용수포구.

 

헉헉...드디어 종점. 17.5km 완주했습니다. ㅠㅠ

 

화살표

 

파란 화살표는 정방향 올레. 주황 화살표는 역방향 올레.

<제주 올레 12코스 / 2012년 4월 / PENTAX K-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