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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프랑스 여행] 프랑스 보몽 쉬르 우아즈, 기차 시간이 가져다준 우연한 선물 본문

딴나라유람/프랑스(2006,2008,2009,2016)

[프랑스 여행] 프랑스 보몽 쉬르 우아즈, 기차 시간이 가져다준 우연한 선물

네루다 2011. 9. 10. 23:14

세 번째 프랑스행이었던 2009년. 드디어 파리를 벗어나 다른 동네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래 봐야 멀리는 못 가고 파리에서 기차로 한 시간 안팎의 작은 마을들.
베르사유를 봤으니, 그래 이제 고흐를 만나러 가자! 각오 단단히 하고 나섰다. 고흐가 마지막 숨을 거두었던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로.
어라? 그런데 기차 시간! 고흐 보러 가려면 파리 북역(Gare du Nord)에서 기차를 타고 페르상 보몽(Persan Beaumont) 역에서 내린 뒤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역 가는 기차를 갈아 타야 하는데, 그 갈아타는 시간까지 몇 시간이나 남아버린 것. 어쩔까 하다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페르상 보몽 역 근처의 마을을 하릴없이 돌아보기로 했다. 물론 몰랐다. 그 마을 이름이 뭔지, 뭐가 유명한지.
그런데 이게 웬떡?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았네! 이 마을 이름은 보몽 쉬르 우아즈(Beaumont sur Oise). '우아즈 강 위의 보몽'이란 뜻으로, 강가에 자리잡은 작고 어여쁜 마을이었다. 

페르상 보몽 역.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가려면 이 역에서 내려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역을 그저 '갈아타는' 곳으로 이용할 뿐이다.

마을의 도로.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른 표지판. 나는 유독 이런 작은 것들을 통해 외국을 실감하곤 하다.
화장실 세면기의 모양, 도로 표지판에 쓰인 글씨, 공원 휴지통의 색깔 같은 것들.

투박하고 소박한 호텔. 그리고 너무도 파란 하늘.

언덕 위에 자리한 생 로랑 교회(Église Saint Laurent).

아무런 정보도 없어서 그냥 막연히 오래 된 교회겠거니, 모양이 나름 특이하고, 웅장하고 멋지구리, 하는 생각만 했는데

뒤에 찾아보니 엄청난 건물이더군. 고딕과 르네상스의 조화라니...@@

 

(생 로랑 교회 : 12세기에 처음 설립되었으나 이후 네 차례 대규모 보수 공사를 겪으면서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되었다. 왼쪽엔 삼각형의 지붕과 아치형의 입구를 가진 고딕 양식의 교회 예배당이, 오른쪽에는 이보다 두 배 정도 높은

르네상스 양식의 거대한 사각 종탑이 서있다. 우측에 있는 이 4층짜리 종탑은 16세기에 추가로 지어진 것이다. 상층이 가장 길며 꼭대기에는 거대한 돔이 설치되어 있다. 한쪽 층의 벽면마다 두 개의 기다란 창문이 나있다. 교회 정면에 있는 또 다른 원뿔형의 작은 종탑은 1130년에서부터 1140년까지의 초창기 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후진에 설치된 성가대석은 12세기 중반에 지어졌다.

13세기 완성된 정면은 입구를 중심으로 양쪽이 거의 동일한 모양과 개수의 창문과 장식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예배당과 종탑이 전혀 다른 시대의 건축 양식을 가지고 있으나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서로 이어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출처] [Saint Laurent church of Beaumont-sur-Oise ] 네이버 백과사전)

성당 안. 아마도 무슨 행사를 앞둔 모양이었다. 동네 사람들 모여 성가연습을 하는데, 노래 솜씨들이 썩 좋지는 않았다. ㅎ 
앞에 가서 성당 구석구석을 좀 더 보고 싶었으나 방해하기 싫어 잠시 앉았다가 나왔네.

선거 포스터. 불어라곤 알파벳도 모르는 까막눈이지만, 얼추 비슷하게 때려맞춰보자니 아마도 생태주의자 동맹인 듯 싶은데, 
앞쪽 포스터 가운데 아저씨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레게머리에 개를 안고 있다!

 

아이쿠야, 예뻐라. 이것이 그 우아즈 강?

 

요런 강가 풍경이야말로, 유럽을 유럽답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 세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그리고 백조들.

어린 시절, '백조의 호수'를 알게 된 후 백조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고, 볼 때마다 신기해 언제나 넋을 잃고 보곤 한다. 

 

어라? 그런데...우아하지만은 않구나. 백조. 대가리를 물속에 쳐박고 궁둥이를 하늘로 쳐든 채 버둥거리며 밥먹는 모습. 확 깼네.  

 

(프랑스 보몽 쉬르 우아즈 / 2009년 6월 / PENTAX K10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