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Provence) 아닌, 파리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전원 마을 프로방.
파리 갈 때마다 쥐며느리처럼 파리에만 콕 박혀 있었는데, 세 번째 걸음에서야 비로소 파리 바깥으로 눈을 돌렸다.
이제 슬슬, 파리 밖으로도 나다녀볼까? 싶어 찾았던 곳.
기차 타고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작은 마을 프로방. 파리에서 프로방 가는 기찻길 옆 풍경도 좋더라.
찾은 날이 하필 일요일이라 그런지, 지독히도 사람이 없었다.
카페/식당/기념품 가게 모두 문을 닫았고, 하릴없이 텅 빈 거리와 골목을 혼자 누볐는데,
잠깐 비 뿌리다가 개고, 또 비 뿌리다가 개다가 급기야 마을 위를 둥글게 걸친 무지개를 보는 행운을.
작고 소박하고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문득 문득 생각나는 예쁜 마을 프로방.
한 달 정도 살아보고파.
나무로 댄 덧창과 돌로 둥글게 쌓은 아치.
참 좋아, 이런 건물.
색감이 예뻐. 세월에 바랜 돌집.
눈과 마음이 함께 시원해졌던 색감.
아이고 예쁘다. 장난감같은 자동차, 아기자기한 가게들. 그리고 알록달록한 우산을 들고 선 사람들.
고즈넉한 골목. 보슬보슬 비 내리는 저 골목을 보며 오랫동안 서있었지. 고요하게, 시간이 멈춘 느낌.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오래된 교회.
교회 문. 오래된 돌.
그리고 슬그머니 하늘에 뜬 무지개.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무지개. 여행자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느낌. 몸과 마음이 함께 행복했던 기억.
(2009년 6월 / 프랑스 프로방 / PENTAX K1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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