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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프랑스 여행] 기대보다는 소박(?)한 베르사유 궁전 본문

딴나라유람/프랑스(2006,2008,2009,2016)

[프랑스 여행] 기대보다는 소박(?)한 베르사유 궁전

네루다 2011. 8. 23. 15:04

누군가가 그러던데.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이유는 베르사유 궁에 화장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웬 개코같은 소리야-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화장실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화장실의 개념이 달랐던 것이 아닐까.
지금이야 집안에 떡하니 들어앉은 화장실, 내가 눈 똥오줌을 들여다볼 새도 없이 아까운 수돗물로 흘려보내는 수세식 변기가
전부인 듯 싶지만, 옛날 우리네 뒷간(측간)은 '자연' 그 속에 있지 않았던가. 
정원 곳곳 똥무더기가 넘쳐 하이힐이 발달했다는 베르사유 궁이야말로 서양식 '자연 화장실'의 실천 사례가 아닐까 싶기도.
여하튼, 말로만 듣던 베르사유 궁의 감상은 첫째, 기대했던 것보다는 '궁' 건물 자체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 
그리고 소박한 건물에 비해 나름 화려했던 내부와 엄청난 규모의 정원?   

규모가 참 크다. 내가 좋아하는 '유럽 것'의 한 가지인 돌로 된 바닥. 100년, 200년 전에도 누군가 디뎠을 저 돌바닥.

줄 서는 거 참 싫어해, '안 보고 만다' 주읜데, 궁전 안에 들어가려니 어쩔 수 없이 긴 줄을 서야 했다. 서양인들 참 많더군.
프랑스 사람들일까? 아님 베르사유를 보기 위해 찾은 다른 나라 사람들? 

궁전 안 성당.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유럽을 다녀보니 알겠더라. 유럽 문화/예술의 정수는 바로 '성당'이라는 것을.
가장 아름답고 가장 경건하고 가장 화려하다. 어떻게든 저 멀리 있는 그 누군가(신이라 이름 붙인)에 닿기 위한 절절한 인간의 몸짓.

누굴까? 궁의 주인이었던 태양왕 루이 14세일까?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실감나는 옷자락하며 눈가 주름하며, 참으로 생생했던.

화려하구려. 천장이 아니라 진짜 열린 하늘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누가 그렸을까. 그리려면 얼마나 목이 아팠을까. 잠시 잠깐 올려다보는 데도 힘들던데 유럽 천장에 그림 그리느라 고생한

모든 그림쟁이들에게 축복을. 그 중에서도 미켈란젤로. 아마도 목디스크로 엄청 고생했을 듯.

또한 화려하구려. 저 벽 색깔이라니! 누워보고 싶었으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1세. 우리가 아는, 그, 나폴레옹.

얼마나 오래 되었을까. 계단 위 돌천장.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만나기 힘든, '오래 묵은 건물'이 주는 상상력과 호기심.
이곳을 들락거렸던 수많은 사람들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겠지.

복도. 파티를 위해, 왕을 알현하기 위해 종종거렸을 수많은 여자들의 드레스 자락 끄는 소리가 들리는 듯.

문장?

이런 사진, 참 좋아. 그림 속 사람과 현실 속 사람들이 한 공간 속에 있는. 그러고 보니 사람들이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
인물들이 바깥 세계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그림 속 서 있는 아이와 두건 쓰고 빨간 줄 목에 건 아이가 닮아 깜짝.

궁전의 뒷면.

건물 자체로는 그리 화려하거나 웅장하진 않지만 소박함 속 위용.

정원을 보고는 허걱. @@ 그렇구나. 베르사유 궁의 핵심은 '안'이 아니라 '밖'이로구나.

매표소 옆 전시장? 박물관? 내가 딱 좋아하는 건물 형식.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 2009년 6월 / PENTAX K10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