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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책] 널브러진 뇌를 사정없이 꼬집어 깨우다, 구병모 <파과> 본문
미국 다녀온 뒤 한 달이 넘도록 기본적인 생활-먹고, 싸고, 자고 등- 말고는 도통 할 수가 없었다.
고작 열흘 여행에 그 3배 넘는 시간 동안 여독 덜 풀림, 또는 후유증.
아니지. 잠을 계속 자는 둥 마는 둥 했으니 기본적인 생활도 제대로 못했다는 게 맞겠네.
생명체의 기초 활동도 제대로 못하는 마당에 창조니 창작이니 하는 고도의 두뇌 활동이 제대로 될 리가.
심지어 숨쉬기만큼 익숙한 책읽기조차... 안 되더군. 뇌가 이렇게까지 태만해질 수도 있더군.
하여 7월의 독서 기록은… 1권이다, 1권. 그마저도 동화책. ㅜㅜ 세상에 책을 딱 한 권 읽는 달이 있다니!
(책읽기에 재미 붙인 일고여덟 살 이후로 처음이지 싶은...)
‘시가족여행-더구나 해외!-은 여행이 아니라 노동이다, 그것도 지독하게 정신적인.’이라는 말로 모든 변명을 대신할 수 있겠다.
이러다 정말 바보 되는 거 아녀? 심히 걱정되던 찰나,
잠들어 있던 뇌를 호되게 꼬집어 깨운 책, <파과>.
한마디로 괴물 같은 책.
이렇게 엄청난 힘을 말랑한 ‘청소년문학’이라는 이름 뒤에 감추고 있었어?
구병모 작가 이런 앙큼한 양반 같으니!
마법사 같고 마녀 같고 괴물 같은 작가다. 앞으로 지켜보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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