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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전주 맛집] 얼큰 매콤 시원 콩나물국밥의 진수-전주 <현대옥> 본문

먹고마시기/밥

[전주 맛집] 얼큰 매콤 시원 콩나물국밥의 진수-전주 <현대옥>

네루다 2014. 5. 19. 06:20

전주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고향의 맛, 현대옥.

나에게 전주 콩나물국밥은 삼백집도 웽이집도 아닌 바로 이 현대옥이다. 

남부시장 허름한 한 귀퉁이에서 할머니 두 분이 장사하시던 그 시절, 1시 전이면 장사가 끝나 버려 도통 시간 맞추기도 어려웠다. 어렵사리 영업 시간에 맞춰 김 한 봉지 사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겨우 자리에 앉으면(한 번에 3, 4명 겨우 앉을 수 있는, 바 형식의 탁자가 다였다.) 힐끗 돌아본 주인할머니 입에서 나오는 말 두 마디. "맵게, 안 맵게?" 퉁명스러운 듯 거두절미,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두 마디. 콩나물, 파, 고춧가루, 시원한 육수 한 뚝배기 그득 담아 내주시면 땀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먹고,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싹싹 핥아먹곤 했지. 서울에서 늘 생각나고 그리웠던 맛. 

그래도 언제든 먹을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나이를 너무 잡숴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된 주인할머니가 후계자를 꼼꼼히 골라 '현대옥'이라는 이름과 맛의 비법 일체를 전수하셨단 이야기가 들리는 게 아닌가. 주인할머니가 천년 만년 사실 수 없으니 맥이 끊이지 않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찌나 아쉽던지...그리고 적잖은 걱정. 과연 그 맛이 그대로일까? 프렌차이즈가 됐다던데 그때 그 남부시장의 맛을 오롯이 지킬 수 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가본 체인 현대옥. 

안심했다. 그래, 이 정도라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현대옥> 콩나물국밥이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구나. 

이미 끓인 것을 적당히 식힌 채로 덜어 나오는 남부시장식. 따로 내주는 수란은 후루룩 마시면 된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인 채로 나오는 일반 콩나물국밥. 뜨겁고 맵게 먹을 수 있어서 난 요 방식의 콩나물국밥이 더 좋더군. 

 

 

정갈한 반찬들. 오징어 한 대접 따로 시켜 듬뿍 넣어 먹으면...1년 전 마신 술까지 해장되는 기분. 아, 먹고 싶어라. ><

 

(전주 현대옥 효자점 / 2013년 12월 / 아이폰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