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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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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양식/읽을거리

[책] 읽을 맛 나는 여행 에세이, <북극여행자>

네루다 2018. 3. 26. 03:00

여행책을 좋아한다.
여행을 좋아하니 당연한가 싶다가도, 다니는 것과 책을 읽는 일은 별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설라무네 책장에 여행책만 모은 칸이 따로 있을 정도.

여행책을 모으다 보니 자연스레 크게 두 부류-'여행 정보를 다룬 실용서'와 '여행 감상을 풀어낸 에세이'-로 나뉘게 되는 듯.
실용서는 새로운 나라에 여행 가기 전 반드시 한 권씩은 사다 보니 <론리 플래닛>, <저스트 고>, <셀프 트래블> 시리즈 같은 책들이 꽤나 모였다.
옛날 사람 -_- 이라 그런지 인터넷에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뭔가 일목요연하게 '여권 준비'부터 차근차근 나온 종이책을 훑어 봐야 마음이 좀 안심이 된달까. 그런데 막상 여행 갈 때는 책을 안 들고 간다는 것이 함정. @@

두 번째 부류는 정보와 상관없이 순전히 '글맛'과 '재미'를 위해 읽는 여행책, 이른바 여행 에세이인데,
잘 고른 여행 에세이 한 권이 어설픈 열 소설 안 부러울 정도!
베스트셀러 여행 에세이 중 이병률 식의, 여행기를 빙자한 밑도 끝도 없는 센치멘탈 멜랑콜리 대잔치는 딱 질색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여행 에세이야말로 정말 쓰기 어려운 글인 듯.

<온 더 로드>(박준),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김남희),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2>(이우일, 선현경),
<올드독의 제주일기>(올드독) 정도가 강추 여행 에세이로 떠오르고 최근에 낄낄대며 읽은 여행기(?)로는 <5년 만의 신혼여행>(장강명)을 들 수 있겠다.
강추 작품들을 써놓고 보니 알겠네. 모두 유머 좀 부릴 줄 아는 작가들의 책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다가 낄낄대다가 울컥해지기도 했다가 다시 낄낄대게 만드는 글맛 나는 책들!

간만에 정말 재미있는 여행책을 발견했다. 제목부터가 흥미진진한 <북극여행자>(최명애)
이 책 덕분에 알래스카 크루즈, 연어, 빙하 말고는 아는 것 없던 북쪽 여러 나라와 동네들을 알게 됐고,
바이킹의 역사와 신화도 살짝 맛 보았고, '이누이트'와 '에스키모'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네.
그리고 호시노 미치오도.

위도상 북극에 가까운 나라들에 대한 알찬 정보는 물론이오, 책 내내 능청스러운 유머가 가득하다.
여름에 읽으면 시원하고, 겨울에 읽으면 오돌오돌 떨려서 더 재미있을, <북극여행자> 강추요!




(사진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