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 울다 진지하다 정신없이 휘몰아친 1시간 40분. 

오랫동안 흥행 중인 스테디셀러답게 재미있더군. 재미 하나는 정말 확실히 보장하는 작품.

나름의 감동 코드와 이야기. 멀티맨, 멀티걸이 살짝 정줄 놓고 달려서 좀 과한 감이 없지 않으나, 귀엽게 봐줄만 한 수준. 

헌책방 무대를 참 예쁘게 꾸며 놓았음. 

 

 

맨 왼쪽 멀티걸과 맨 오른쪽 멀티맨. 미쳤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신들린 연기.

가운데 세 분의 연기도 물론 좋았음. 

연극판에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가 많다니!

 


(수상한 흥신소 / 2021년 10월 / 아이폰12)

이 영화는 순전히 두 가지 이유로 선택했다. 레오 까락스와 아담 드라이버.
내 청춘은 여전히 <퐁네프의 연인들>을 추억하고 있고,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 몽롱하고 배우들 매력적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도대체 뭔 말이야?'의 대표 주자인 레오 까락스를 기억하고 있으니.
거기에 <결혼 이야기> 속 아담 드라이버의 노래가 가끔씩 떠오르니 그냥 봐야겠다 싶더군.
영화에 대해 정말 아무 정보 없었다. 호불호 강하게 갈리는 영화, 뮤지컬 영화, 난해한 영화라는 정도?
낯간지러운 느낌 때문에 뮤지컬 영화 싫어하는데(그래서 라라랜드도 안 본 1인), <아네트>는 이야기가 가진 통속성과 비극성을 뮤지컬이 오히려 기괴하게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더군.
기묘하고 독특한 영화적 체험. 이게 바로 영화라는 매체가 선사해주는 낯설고 새로운 쾌감 아니겠는가.
자꾸 생각나는 영화, 아네트.


(아네트 / 2021년 10월)

연극 속 그 암울하고 끔찍했던 80년대는 바로 너희들이 한 짓이니까.

민주와 자유와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는 단지 그 이유로, 수많은 사람을 무턱대고 잡아가 때리고 고문하고 죽이고 파묻어버렸으니까.  
역사가 너희들의 만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 죽어간 사람들의 피가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는데, 반성은커녕 감히 대통령을 하겠다고? 독재와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겠다고? 

국민을 진짜 개돼지로 여기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 뻔뻔하고 염치없을 수가. 

사람으로 사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괴물로 살지는 말자, 석열아 준표야!

 

 

(연극 보도지침 / 2021년 10월 / 아이폰12)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자리한 식민지역사박물관.
상식이 있는 대한민국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곳.
토착왜구에 세뇌당하지 않은 제대로 된 국민이라면 절로 가슴 뜨거워지는 곳.
우리가 알고 배운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은 그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절로 입술을 깨물게 되는 곳.
다시는 이 끔찍한 식민의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돼.
절대로 조중동+국민의짐 토착왜구 세력에게 피로 세운 민주주의와 번영의 현재를 빼앗길 수 없어. 절대로.
사형당한 윤봉길 의사의 부릅뜬 두 눈이 아직도 형형한데, 그 손녀라는 자는 일제만큼 악랄한 백정 검사 옆에 붙어 알랑대는 꼴이라니,
죽어서도 두고두고 두 눈 감지 못할 의사의 한이 처절하구나.


(식민지역사박물관 / 2021년 8월 / 아이폰12)

같은 연극을 두 번 본 경험은 10대 때 소극장에서 본 <오장군의 발톱> 이후로 처음인 듯.
(사실 두 번인지 한 번인지 가물가물하다. <오장군의 발톱>의 감동이 너무 강렬해 수십 년 지나서도 잊을 수 없기에 여러 번 봤다고 착각하는 것일지도.)

올해 들어 가장 강렬했던 문화체험, 연극 <분장실>.
대략적인 내용만 알고 갔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오랜만의 대학로 나들이+연극 자체만으로 좋았달까.
그런데! 별 기대 안 했던 스스로가 무색하리만치 너무 좋아서, 단순히 '좋다'는 말로만 끝낼 수 없을 정도로 좋아서 결국 두 번을 보고 말았다.

이는 전적으로 첫 관람이었던 '정재은-황영희' 배우 팀 덕이다.
만약 '서이숙-배종옥' 배우 팀을 먼저 봤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두 번 볼 일은 없었을 듯.
두 배우 모두 TV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정쩡한 호흡 조절이 몹시 아쉽더군. 아무리 '연기 자체'를 잘하는 배우라도 매체와 장르에 따라 잘하고 못하고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정재은 배우, 최고였다. 앞으로 이 분 연극은 무조건 보게 되겠네. 황영희 배우 또한.
드라마 <청춘시대>의 여리여리한 소녀로만 알고 있던 지우 배우는 무대에서 장악하는 힘이 짱짱해서 놀랐고.
처음 본 손지윤 배우도 니나 역에 잘 어울렸어.

 

프로그램 북을 가끔 들여다본다. 배우들이 그리워서.

 

코로나 때문에 첫 공연 때는 없던 커튼콜 사진 허용. 정재은, 황영희 배우 찍고 싶었으나... 이마저도 감사하지.

 

와인 선물 좌석 추첨 중. 해맑은 배우들.

(연극 분장실 / 2021년 9월 / 아이폰 12)

다스뵈이다에 나온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의 만담이 너무 웃겨 데굴데굴 구르다가 뒤늦게 올려보네. 진작 올릴걸… 감독님 배우님 죄송해유. ><

코로나 시국, 2020년 영화계 최고의 수확 <찬실이는 복도 많지>
독립영화? 되도록 봐주려 노력하지만 아마추어리즘은 무척 싫어하는 1인으로서, 작은 영화들 보러 갈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규모가 아니라 감정이 작으면 어쩌나 싶어서.
그런 걱정 없이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여서 어찌나 다행인지.

찬실이는 일단 재미 있다. 최소 세 군데 이상 빵빵 터진다. 현실은 남루하나 궁상도 청승도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종일관 산뜻한 거리두기가 가능하고, 보고 나면 두고두고 생각난다.
재미있고 유쾌하고 사랑스럽고 뭉클하고 다 한다. 꼭 보세요. 꼭이요~

* 강말금, 김영민 배우는 말할 것 없고, 윤승아 배우의 재발견이네.

은평한옥마을에 자리한 <셋이서문학관>. 처음 만나는 한옥(그것도 2층!) 문학관이라니 안 볼 수가 없지.

<삼각산금암미술관>과 나란히 붙어 있다.

1층은 고 천상병 시인의 자리.

시와 사진, 시인의 자취.

시인의 해맑은 웃음에 먹먹해지네.

2층은 이외수 작가와 중광 스님의 자리. 존버!

괜히 왔다 간다. ㅎ

복도와 작은 방이 만나 이룬 독특한 문학관. 한옥이 주는 특별함.

(셋이서 문학관 / 2020년 11월 / 아이폰XR)

일단 전시장 맞나 싶은 독특한 건물부터가 눈길을 끈다. <일그러진 초상>이라는 전시 제목에 걸맞게, 낯설고 불편하면서 마음을 툭툭 건드려주는 작품들.
오랜만에 많이 생각하며 보았던 전시.

독특한 옥상 정원도 참 좋았다.

여백 많은 안팎 공간을 다 보고 나니 전시장 이름을 왜 그리 지었는지 알겠네. 여백의 해석은 관객의 몫.

(스페이스K 서울 / 2020년 11월 / 아이폰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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