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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군산 박물관] 건축을 만나니 역사가 보이네 <군산 근대건축관> 본문

영혼의양식/볼거리

[군산 박물관] 건축을 만나니 역사가 보이네 <군산 근대건축관>

네루다 2020. 8. 12. 03:04

1년 전 여름 고양, 세종, 제주 사는 여자 셋이 급 떠난 군산 여행.
(비둘기호 타고 방학마다 오가던 외가 군산, 떠올리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생각에 눈물 나는 군산, 이제는 아무도 남지 않은 내 사랑 군산. 여행자의 눈으로 군산을 다시 보니 구석구석 또 새롭더라.)
몇 해 전에 이은 두 번째 군산 여행에서 특히 좋았던 곳, 군산 근대건축관.

*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군산 근대건축관)

이 건물은 한국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일본인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헤이(中村 與資平)가 설계하여 1922년에 신축한 은행건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서 고태수가 다니던 은행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당시 일본상인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면서 군산과 강경의 상권을 장악하는데 초석을 쌓아, 일제강점기 침탈적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은행이었다. 2008년 보수·복원 과정을 거쳐 군산 근대건축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 군산 근대건축관 홈페이지

옛 건물의 흔적을 곱게 싸두었다.

군산에 정말 많았구나! 어릴 때 외갓집 오며가며 보았을 테지만 그냥 무심히 지나쳤겠구나.

수탈의 역사, 약탈의 증거.

2층에서 내려다보니 이런 풍경이.

일제 강점기 구마모토 농장에서 사용한 소변기와 길 건너 빈해원의 실제 변기.
소변기와 변기는 군산에 살던 일본인들의 사치스러웠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전시물이라고.
우리 민초들 등에 드라큘라처럼 이빨을 콱 박고는 피와 살을 쪽쪽 빨아먹던 쪽… (열은 받지만 차마…)

근대건축관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
<민족의 함성>이라는 작품. 수많은 얼굴 속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을 찾아볼 수 있다. 뭉클해지더군.

혀 내민 아인슈타인과 도깨비, 맨 위는 앤디 워홀?

김구 주석.

홍범도 장군.

안중근 의사.

한용운 시인.

* 쌀 수탈의 전초기지였던 군산은 한강 이남에서는 처음으로 만세운동이 벌어진 곳이란다. ‘군산 3·5 만세운동’으로 불리는 이 만세운동에는 영명학교 학생과 기독교 교인을 중심으로 모두 28차례에 걸쳐 연인원 3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3·5 만세운동은 일본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53명 사망, 72명 실종이라는 잔혹한 슬픔을 남겼다.

(군산 근대건축관 / 2019년 7월 / 아이폰X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