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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영혼의양식 (153)
음풍농월, 짧고 긴 여행 이야기
만 스물일곱, 이 찬란한 청춘들이, 이 아까운 젊음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뚤어진 권력, 불의한 정부는 젊음들을 잡아 가두고 고문하고 죽임으로써 스스로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일제강점기가 그랬고, 이승만 박정희 독재 시절이 그랬고,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부 시절이 그랬지. 그 시절로 되돌아가려 바락바락 악을 쓰고 기를 쓰는 수많은 박근혜를, 김무성을, 이 땅 모든 친일매국 세력들을 뒤늦게나마 확고하게 처단해야 하는 이유. 죄책감과 부끄러움, 슬픔과 안타까움을 넘어 우리가 뼛속 깊이 분노해야 할 이유.
들리는 말들이 심상치 않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휴지까지 두둑하게 준비하고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중반 이후부터 끝장면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 영조도 울고 사도도 울고 세손도 울고 나도 울고...아무리 틀어막아도 슬픔이 목구멍을 비집고 나와 꺼이꺼이 꺽꺽...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자식이 부모를 찌르는 일이 결코 드문 시대가 아님에도, 아들을 죽이는 과정이 하루하루 세세하게 그려져서인지, 눈앞에서 '패륜'을 직접 목격하는 일이 감정적으로 참 견디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달까. 대치동, 목동, 중계동, 제주 일도동...강남이 어디 서울뿐이랴. '너 잘 되라고'라는 미명 아래 벌어지는 뒤주 놀음이 하루 이틀 일이랴. 웬만한 현대극에 등장하는 강남 엄마들보다 더욱 더 현실적으로 징..
단언컨대, 2015년 최고의 외국소설(중 하나). 잠들기 전 언제나처럼 카카오 페이지를 뒤적거려 읽을거리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 무료 체험판 몇 장을 읽었다. 읽다가 벌떡 일어나 그 밤을 못 참고 알라딘에 주문을 해버렸고, 이제나 저제나 책이 오기만을 기다렸고(책 기다리며 두근두근 설렌 게 얼마만인지...), 책을 받자마자 숨도 안 쉬고 단숨에 읽어버렸고, 읽는 내내 울다가 웃다가 킬킬대다 훌쩍이다 했고, 다 읽고 나서도 한 동안 먹먹함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 시종일관 수준 높은 유머, 올곧음과 바른 삶에 대한 건강한 성찰이 담겨 있는 작품. 같은 스웨덴 작가의 작품이라고 이 작품을 과 한데 엮지 말기를. 지극히 마초적이고 폭력적인 데다 허세만 가득한 그 소설(사실 중반까지 읽다..
아무 생각 없이 영화 보러 갔다가 이게 웬 횡재? 무대인사하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배우들 봤당. 배우 황정민-장윤주-정만식-류승완 감독. 황배우는 상당히 마르고 왜소하고 장모델은 화면과 그대로고 정배우는 부리부리한 이목구비 정작 감독이 제일 잘 생겨 보인다는 게 함정. ㅎ 빵 터진 장윤주. 장윤주가 제일 신나함. 첫 영화라 모든 게 신기할 테지. 더군다나 이리 잘 되니 절로 웃음이 날 밖에. 시종일관 아빠 미소 흐뭇하게 짓고 있는 황배우. 음, 정작 영화는 어땠냐면...+ 느낌. 천만까지 들 정도는...ㅎ 그만큼 국민들 속이 답답하다는 얘기겠지. 시류 잘 탄 영화. 거기에 약 빨고 달려든 유아인의 또라이 연기! (영등포 CGV / 2015년 8월 / 아이폰6)
독립군 때려잡던 일본군 딸년이 대통령까지 하는 마당에 또 다른 친일파 자식놈이 다음 대통령 해먹겠다고 설레발 치고 다니는 게 뭐 대수겠냐만, 그래도 그 꼴은 더 이상 안 보고 싶은 게 제대로 된 사람 아니겠는가. 적어도 이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민족주의를 싫어하다 못해 경멸하던 시절도 있었지만(지금도 여전히 민족주의는 선보다 악에 가깝다고 믿지만), 가끔씩 사무치게 '민족주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독립군 때려잡던 일본군 딸년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저절로 '민족'이란 무엇인가 예전보다 자주, 곱씹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필요했던 영화. 미흡한 이야기 전개라든가 손쉬운 쌍둥이 설정이라든가 이런저런 영화적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끔찍하고 어두웠던 '역사'를 죽음으로 견뎌낸 이들이 실..
배우에 이렇게 빠진 게 얼마만인지. 게다가 국내 배우도 아닌 일본 배우에! 그 잘나셨다는 일드의 제왕 기무타쿠 보면서도 '저 남자 참 잘생겼네!' 정도의 두근거림만 유지했을 뿐인데, 연하도 아닌, 마흔 넘은 배우를 보며 이토록 심장이 쿵쿵 뛰다니! (이건 마치...연애 시작 전 첫눈에 반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 @@) 시작은 였다. 그냥 재미있는 일드를 검색했는데 추천이 많이 나오길래, 아무 생각 없이 보면서 "저 어깨 좁고 깡마르고 웃기게 생긴 배우 누구지? 근데 연기 참 잘하네." 근데, 근데 이상해. 두근거려! 코미카도 켄스케의 그 우스꽝스러운 2:8 가르마에 방정촐싹맞은 궁둥이가 자꾸...설레! 그리고 어느새 몇날 며칠 날밤 새며 사카이 마사토의 드라마와 영화들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내내 벼르고 있다가 도서정가제 시행 전 막차 타 싸게 산 것까지는 좋았으나... 연산실록까지 달리다가 손을 놓고 말았다. 애비고 자식이고 왕 되겠다고 눈 벌개 찢어죽이고 때려죽이고 장마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이...토나올 지경. 대체 그 골육상쟁의 왕권 투쟁 어느 결에 백성이 있고 민중이 있단 말인가. 왕조 따위 개나 줘버려! 퉷퉷! (2011년 11월 / 아이폰6)
'인디' 깨나 듣고 다녔다고 자부하는데, 보러 다닌 공연도 갖고 있는 음반도 인디가 훨씬 많은데... 나이 먹고, 결혼하고, 일하고, 살림(은 거의 대충)하느라 겨를이 없긴 없었나 보구나. 이 좋은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매일 듣는다. 매번 새롭다. 매 순간 좋다! 에피톤 프로젝트. 덧) 차세정은, '루시드 폴'과 '브로콜리 너마저'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천재적인 작곡 능력+(언뜻 언뜻 엿보이는 똘끼)'에 좋은 목소리와 노래 솜씨(게다가 생긴 것도 귀엽기까지!) 까지 갖춘, '단정한 천재 인디 청년' 분야의 가장 최신판 진화 버전인 듯. @@ 에피톤 프로젝트 1집 음반 앨범 재킷 사진. (알라딘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