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코스 중반부터 다시 걸을까요.

 


한참을 도자기 보며 노닥거렸던 산경도예를 나와 이제 마을길로 들어섭니다.
아앗, 창문을 벽돌로 교묘히 막은 센스. **

 

특이한 건축 디자인이당. **

 

올레길 걸으며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마을마다 요렇게 큰 나무들이 있다는 것. 신령이 깃든 나무들.
나무가 살아있는 마을은 곧 사람이 살아있고 공동체가 살아있고 사람과 마을의 이야기가 살아있다는 뜻 같아 참 기분 좋았어요.

 

마을을 한참 구비구비 걷다걷다 드디어 바다가 나옵니다. 신도리 바다. 여기가 한 7km?

 

팍팍한 흙만 밟으며 걷다가 바다를 보니 나름 흥분한 일행들. ㅎㅎ

 

바다를 바라보는 유채꽃들.

 

신도 바당올레 8.4km. 참 절묘한 위치에 매달린 올레 리본. 올레길을 걷다 보면, 이 길이 공짜로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주 깨닫곤 합니다. 숲속에도 바닷가에도 위태로운 산꼭대기에도 이렇게 어김없이 야무지게 매달린 리본을 볼 때면, 리본을 매달고 돌보았을 사람들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서 콧날이 시큰해지곤 하지요.

 

양파밭.

 

무밭. 걸으면서 참 마음 아팠던 풍경 중 하나. 수확 안 하고 밭째 버려진 무들. 재작년인가, 제주 어떤 양반이 무를 심어 짭짤한 재미를 본 뒤
작년에 너도나도 따라 무를 심는 바람에 무값이 폭삭 주저앉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렇게...ㅜㅜ

한장동 마을회관. 11.6km. 잠시 다리도 쉬고 볼일도 보고 ^^

 

수월봉, 고산기상대. 12.5km

 

주린 배도 채울 겸 휴게소에 앉아 제주 좁쌀 막걸리에 파전 한 젓가락씩. 캬...><

 

옆에서 취향대로 한라산 소주와 막걸리 드시던 제주 양반들. 대화의 9할은 못 알아들었어요. ㅜㅜ

아니 이것은 영어보다 어렵다는 제주 방언?

 

수월봉을 내려가니 또 거짓말처럼 저런 단애? 퇴적층? 절리? 가 나옵니다.

 

이건 마치? 자동차 광고의 한 장면같은... ><

 

걷다 보니 이 아름다운 절경에 못박는 장면이...일본 놈들이 파놓은 굴입니다. 바다를 향해 대포를 숨겨놓을 용도. 제기랄. ㅜㅜ

 

두 눈 퀭하니 입 벌린 괴기스러운

 

엉알길. 13.3km. 아아 동글동글 몽글몽글 뭉실뭉실한 돌들.

 

잠녀(해녀는 일본식 표현이므로 × 잠녀가 맞아요) 할망들 / 왠지 짠해서리... ><

 

당산봉 정상(15.3km)에서 바라본 바다.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하는...조 앞 섬이 와도, 앞앞 섬이 차귀도. 둘 다 무인도래요.

 

누웠대서 와도라는데 그럼 차귀도는?

 

종점이 가까워오고 있네요. 저 멀리 보이는 용수 포구.

 

참 눈물이 나는 길. 억새는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으요.

 

바다와 억새가...

 

생이기정? 16.1km.

 

바다와 땅이 굽이굽이 서로 쓰다듬고 끌어안고 부벼대며 그렇게 견디는 곳.

 

오후 6시가 넘었나...드디어 12코스 종점인 용수포구.

 

헉헉...드디어 종점. 17.5km 완주했습니다. ㅠㅠ

 

화살표

 

파란 화살표는 정방향 올레. 주황 화살표는 역방향 올레.

<제주 올레 12코스 / 2012년 4월 / PENTAX K-x>

4월 18일~5월 2일 제주 올레 여행. 14박 15일의 일정.
10-1(우도 올레), 11, 12, 13, 14, 15, 16, 17, 18, 18-1(추자도 올레), 19코스까지 총 11개 코스 완주가 목적이었다.
3년 전에 이미 1코스~10코스(우도, 마라도 포함)를 하루에 1코스씩 완주한 터라 별로 어렵지 않게 생각했지.
11코스 완주에 3일은 놀멘놀멘 할 요량으로 넉넉 잡고 보름을 잡았건만... 아뿔싸... 3년의 ‘늙음’을 생각 못했다.
몸이... 다리가... 발목이... 체력이... 다른 거다. 3년 전과는 너무도... 이틀 걸으면 하루 앓아눕고 젠장... ㅠㅠ

도착하자마자 폭우에 강풍으로 3일은 꼼짝없이 발이 묶인 데다 체력이 딸려 매일 완주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
처음 며칠은 어떻게든 목표한 대로 완주해야 한다는 오기에 바득바득 절뚝거리며 걸었으나, 오른쪽 정강이 근육이
도무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올레길은 어디 안 간다, 다음에 또 오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또 다독여
겨우 마음을 고쳐 먹었다. 오기와 똥고집은 제주 올레의 ‘놀멍쉬멍’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 합리화시키며.

그리하여 10-1(가파도), 10코스 역방향 올레, 11, 12, 14, 14-1, 16, 17코스를 걸었다. 총 8개 코스.
그나마 11코스는 진행 방향을 잘못 드는 바람에 곶자왈에서 헤매다 결국 완주를 못했으니...
목표했던 13, 15, 18, 19코스는 시작도 못했지만, 계획에도 없던 10코스 역방향 올레가 크나큰 수확이라면 수확.
비 추적추적 내리는 날, 모슬포항에서 하모해수욕장, 송악산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는 참으로 절경이더군.
마지막 20코스, 21코스까지 모두 이어질 때를 기다려야지. 그땐 정말 공항에 내리자마자 걸어서 제주 한 바퀴!

-------------

자, 12코스 따라 걸어보세. 참 좋았던 12코스. 제주의 밭, 들판, 오름, 바다를 모두 볼 수 있고, 중간에 도자기 공방이 있어서 한참을
도자기 구경하며 노닥노닥. 3코스에는 김영갑갤러리가 있어서, 12코스는 산경도예가 있어서 참 좋더군.

 

12코스 지도(제주 올레 사무국 제작). 참 예쁘게도 만들었다. 주황색 'S'자 표시가 시작-중간-끝 스탬프(S)가 있는 지점.
총 17.5km(5~6시간. 정말? @@) 자, 어디 한 번 걸어보세.

 

12코스 시작점인 무릉생태학교 가기 전에 만난 개. 혀가 참 길구나. @@

 

장수의 문을 지나서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길을 따라 들어가면

 

11코스 종점이자 12코스와 14-1코스 시작점인 무릉생태학교가 나온다네.
나무로 만든 귀여운 간세(제주 조랑말의 제주 방언)가 도장을 품고 있어요. 3년 전엔 없던 간세, 그새 태어났네.
간세 머리에 빼꼼히 달린 나무 문을 위로 열면 12코스 시작을 알리는 도장과 인주가 들어있다지요. 도장 꾹.

 

시작점을 알리는 올레의 리본. 기나긴 올레 여정의 빛과 같은 리본.
17, 8키로 정도 걷다 보면, 온몸에 피로가 덕지덕지 내려앉아 오직 '올레 시력' 하나에만 의존해 걷게 되는데, 제아무리 멀리 달려
있어도, 날이 아무리 흐리고 어두워도 파랑주황 리본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자, 따라가자.

 

제일 먼저 만난 보리밭.

 

그리고 마늘밭.

 

제주의 들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12코스를 함께 걸은 친구들. 광주, 부산, 대구 등 고향도 제각각. 토목기사, 가야금 연주자 등 일도 제각각.
각자 살던 사람들이 제주에서 만나 함께 길을 걷는다는 일의 신기함. 그동안 올레 하면서 중간 중간 만나 짧은 동행을 한 이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걸은 적은 처음이라 재미있기도 하고 번잡스럽기도 하고...ㅎㅎ 그래도 좋더군.
다 늙은(?) 어른들이 소풍 나온 애들처럼 끊임없이 조잘거리며 기나긴 길을 함께 걷는, 신기하고 묘한 경험.

 

부러진 표식. ㅜㅜ

 

3년 전엔 없던 올레꾼 화장실. 참 예쁘게도 만들었도다. 유채꽃밭 한가운데서 볼일을 보면 향기가 날 것 같아...응? @@

 

녹남봉 오르기 전. 정상은 5.5km. 오름 오르느라 힘들어서 녹남봉 사진은 없음. 헥헥...

 

오름을 내려와 만난 산경도예. 폐교를 개조해 도자기 공방으로 꾸민 곳. 6km 지점. 중간 도장 간세가 있는 곳.

 

참 예쁘게도 꾸몄다.

 

그네.

 

두 번째 간세.
쉬어가자. 본격적인 공방 구경.

 

좋다. **

 

참 좋다. **

 

도자기 접시를 참 좋아해 진심으로 사고 싶었으나...물병 하나의 무게도 버거운 올레꾼의 비애 ㅜㅜ

 

금방이라도 아이들이 뛰어올 것 같은 복도.

 

도자기 풍경들.

 

풍금이 있는 자리.

 

진흙으로 빚은 연꽃

 

산경도예.

 

(제주올레 12코스 / 2012년 5월 / PENTAX K-x)

여수세계박람회 개막 하루 전이라고 전야제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2년 전 여수조직위 사람들과 함께 갔던 2010 상하이 엑스포가 새삼 떠오르더군.

 

한 번도 박람회 어쩌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던 터라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그야말로 '규모'와 '내용' 모든 면에서 압도당하고 온

상하이 세계박람회. 그 압도의 기억이 어찌나 생생한지, 2년이 지났는데도 잊히지 않아.

등록박람회답게 거대한 전시 규모, 세계 모든 나라가 다 모인 것처럼 느껴졌던 엄청난 참가국, 끔찍하리만큼 많았던 관람객. 

 

 

 중국관. 둘레만 몇 km? 그야말로 '대륙의' 거대 규모. 단순히 외관만 거대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물에 입을 다물지 못했더랬다. 5분 정도의 짧은 영상 안에 중국의 수천 년 역사와 문화를 버무려놓았는데,

 그야말로 '최고'라는 말밖에 안 나오더군. 조직위 사람들 모두 입을 떡 벌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아, 이 나라가 장난으로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었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

 우리가 알고 있는 질 나쁜 싸구려의 대명사인 '메이드인 차이나'는 진짜 중국의 100분의 1, 아니 1000분의 1도 아니라는 생각.

 

 참가단을 이끌었던 여행사의 젊은 사장(여)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그러고보니 세계에서 대놓고 중국 무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 같네요."라고 했더니,
 "일본하고 대등하다고 착각하며 열심히 일본 까대는 나라도 우리나라밖에 없어요."란다. 하하. ㅜㅜ

 이 정도쯤 되면 '자아도취&과대망상&=한국 발전의 (뒤틀린) 원동력'이랄밖에.  

 

 

호쾌함, 당당함, 자부심, 오랫동안 세계를 이끌어 온(그렇게 믿어온) 자들의 뿌리깊은 여유와 자신감...

 상하이 엑스포는 그저 단순한 세계박람회가 아니라, 세계최강대국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중국이 온 세계를 향해

 '어이, 우리 여기 있어. 따라오려면 따라와 봐.' 하며 으쓱해보인, 지역 짱 '일진'의 어깻짓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한국관. 한글 자음을 형상화한 건물. 그러나...심히 부실한 내용물. SM홍보관으로 전락해버린...ㅜㅜ

 관객이 7백만이 넘게 들었네, 홍보 효과가 얼마네 하면서 자랑자랑하지만,
 소문대로 전시관은 참 예쁘더라만. 그야말로 '건물빨'. 보는 내내 '건물이 아깝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기 전 상하이 자료를 찾다가 어느 블로그에서 본 말이 딱 맞아떨어지더군.
 '한국관 내용을 보느니 차라리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들어가는 게 낫다.'였나.
 이건 뭐, SM의 손길이 얼마나 미쳐 있는지...내가 왜 세계박람회 전시관에서 유노윤호, 설리 이런 애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꼴을 

 봐야 하느냐 말이지. -0-

 

 

남아메리카관과 함께 가장 마음에 들었 아프리카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라색 건물이라 더더욱. 

세계 속 중국의 위상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 몇 년 동안 중국이 아프리카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고, 엄청나게 원조를 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위상과 인기는 가히 최고란다. '보은'이라도 하듯 무지 많은 아프리카 나라들이 엑스포에 참여해 그동안

공 들인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주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는 옛말 그르지 않다는 교훈? 

 

 

아이구 이뻐라. 저 아기자기한 전시관 모양이랑 색감좀 보라지. >< 앙골라관.

 

 

알제리관.

 

 

브라질관. 놀라운 센스.

 

   

쿠바관. '빨파' 아쌀하고 시원하고 단순하게. 시간 없어 들어가보진 못했으나 저 '빨파' 배색이, 예전 학교 다닐 때 총학 선거

상징색(PD)을 생각나게 해 잠시 혼자서 실실거렸다는. ㅎ

 

 

칠레관. 겉보기는 그저 그런 칠레관이 굉장한 인기였는데, 그 이유는 다름아닌

 

   

바로 이것. 바로 33명의 광부들을 구해낸 '캡슐!' 이 발빠른 칠레 정부를 보라지. 칠레 광부 구조가 끝난 날이 10월 17일.

10월 19일에 잽싸게 비행기에 실어보내 박람회 끝나는 날인 30일까지 열흘 동안 전시. 톡톡한 효과. 국제박람회 활용의 아주 좋은 예.

 

(중국 상하이 / 2010년 10월 / PENTAX K100D)


2010 상하이 엑스포는 세계 만방에 '중국'의 힘과 위상을 떨친 계기였단다. 

그렇다면 과연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전라도에서 음식 맛없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 아무래도 바다에서 나는 것들에 환장하는 입맛인지라
내가 꼽는 전라도 최고 맛동네는 전북에선 군산, 전남에선 여수.

회 '좀' 먹여주겠다며 여수조직위에 계시는 분이 데려간 곳.

 

바로 앞에 펼쳐진 여수 밤바다. 코앞에 돌산대교.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단골 직원이 '스끼다시' 많이 달라 특별히 부탁해 깔아주신 한 상.

 

그리고...따라 나온 회. 송어냐 숭어냐...암튼...그날의 대박 어종 7kg짜리? 어마어마한 양의 '여수의 흔한 회 한 접시' -_-
여수 뱃사람들에게 회는 요리가 아닌 밥이고, 배고픔을 달래려고 뱃전에서 먹는 것이었단다. 그래서 서너 점씩 된장에 찍어 우걱우걱,
덥석덥석 통 크게 먹어왔단다. 그래서 여수에선, 먹어서 배부르지 않은 회는 회가 아니란다. 세상에...이런 미친 낙원이 다 있나!
살다살다, 회 집어먹다 배 터지기 일보 직전인 적은 또 처음. ㅠㅠ

 

'여수 10맛' 가운데 하나인 서대회. 저 뻘건 것이 서대 무침. 음...사실...조금 시고 짜서...

 

요 시커먼 애들은 여수 10맛 가운데 하나인 금풍쉥이? 생긴 것도, 요리 방식도 동남아스럽다. 태국이나 필리핀에서 봄직한 비주얼.
이 조림도 내 입맛엔 조금 짜서...

 

여수 맛기행 최대 수확 알포. @@ 까*리 같은 흔한 선술집 체인이지만, 여수가 다른 지역의 술집들과 다른 단 하나! 바로 요 알포.
여수에서 잡은 쥐포를 통째로 말린 것을 알포라 한다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이날 먹은 알포 맛을 잊지 못해 공항에서 거금 4만5천 원을 주고 한 봉다리 사오기도 했다.
술안주로도 좋지만, 그냥 아무 때나 냠냠해도 맛있다. 굽지 않고 먹어도 적당히 비릿하고 고소한 것이...남친도 안 주고 다 먹었 ;;;
알포 먹으러 아무래도 박람회 가야 할 듯.

(여수 / 2012년 3월 / 후지 FINEPIX AV100)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을 알리는 이메일을 받으니 덩달아 감개무량. -_- 

   

   프리랜서로 아무 일이나 닥치는대로 하다 보면, 보수나 노동강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땡기는' 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있다.

   조건은 단 하나. '출장' 다니는 일. 해외면 두말할 것도 없고, 국내도 뭐 '고맙습니다'

   재작년에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와 연이 닿아 책 만드는 일을 하고 나서 또 다시 일해달란 호출이 와서 부랴부랴 다녀온 3월.

   운 좋게 현장을 미리 볼 수 있었다. 2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곳이 상당히 그럴싸하게 꼴을 갖추었더라.

   개막을 불과 일주일 정도 앞둔 지금은 또 달라져 있겠지.

   돈 지랄이네 세금 잡아먹는 하마네 어쩌네 해도, 여수 사람들이 박람회에 얼마만큼의 간절한 기대와 바람을 담고 있는가를 아는지라,

   그저 무사히, 잘 치렀으면 하는 마음 뿐. 많이들 구경 갔으면 하는 마음...

 

   

    멀리서 보이는 주제관과 빅오.

 

 

    고래를 형상화한 주제관. 반대편에서 보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던데, 난 요기서 보는 모습이 참 좋더라.

 

   

    세계 최초의 해상 공연장이자 여수세계박람회의 주 공연장, 빅 오(Big-O). 지금으로선 대관람차 같기도 하고 기우뚱한 거울 같기도 한데,

    과연, 개막 하고 저기서 펼쳐질 장관은 어떤 것일지? @@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국제관이었던가. 구석구석 더 담고 싶었으나 한창 공사중이라 위험하기도 하고, 방해될 것 같기도 해서...

 

 

    그리고 여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인 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 화장실. ><

 

  

    아이고 예뻐라. 갈 때마다 기분 좋은 곳. 슬픈 사실은...개막과 함께 홍보관이 철거되면 다시는 이 화장실을 못볼 거라는 거...ㅠㅠ

    미리 많이 싸둘...;;;

 

    (여수 / 2012년 3월 / 후지 FINEPIX AV100)

 

 

  

 

2주 동안 제주를 걸으면서 가장 많이 만난 초록. 보리밭.
김영갑이 사랑한 보리밭, 켄 로치를 떠올리게 하는 보리밭.
제주의 강한 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며 풀보다 빨리 눕는 보리밭.
눈물 나는 초록.
 

(제주 올레 17코스 중 / 2012년 4월 / LG 옵티머스 큐)

보름 예정으로 제주에 온 지 사흘째.

화창하고 따사롭고 햇살 짱짱한 제주의 봄날을 기대했으나

올레 시작한 어제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오늘은 아예 폭우에 돌풍에 아예 태풍 수준. 흑흑. 

계획대로라면 오늘 가파도 들어가 '10-1 가파도 올레'를 마쳤어야 했으나

바람 때문에 배가 못 떠 ㅜㅜ 하루를 날려버린 상황. 

앉은 김에 쉬어가랬다고(응? @@) 탄산 온천으로 유명한 산방산탄산온천 가서 뜨신 물에 몸 좀 녹이고

느즈막이 저녁밥 지어먹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멍 때리고 있는 중.

내일은 비가 5미리도 아니고 무려 50밀리리터가 온다는데 -_- 그래서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는 숙박객들은

내일 올레는커녕 아예 집밖에 나갈 생각도 않고 추렴들 해서 닭을 잡니 회를 뜨니 하고 있네.

에휴, 그래. 어쩌겠어. 11코스, 가파도, 12코스...예정대로 착착 진행되어주면 좋으련만,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를 탓할 수도 없고, 그냥 맘 편히 먹고 되는대로 여행하면 되지 뭐.

여차하면 이틀 정도 연장할 수도 있을 듯.

 

제주는 지금 두 가지 색 천지. 노란 유채꽃과 초록 마늘밭.

  

와글와글 샛노랗게 시끄러운 유채꽃들. (4월19일 / PENTAX K-x)

 

장중하고 과묵하게 진초록 마늘밭들. (4월 20일 / PENTAX K-x)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또 한 뼘 쑥 자라있을 듯.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여기는 제주.

   

(제주 / 2012년 4월 / PENTAX K-x)

몇 달 전, 패가망신의 지름길인줄도 모르고 한창 소셜 쇼핑에 빠져 있을 때 산 캠핑카 하룻밤. 
어느덧 마감 날짜가 다가와 부랴부랴 욱과 함께 떠난 여행. 그러나! 너무 추워 얼어죽을뻔했던 기억만 남은...캠핑카. @@
청평 홀리데이파크. 주루룩 선 카라반들.
 

 
언덕 위로 늘어선 카라반 촌.
 

 
우리가 묵을 6번 카라반
 

  
동글동글 귀여운 생김새. ><
 

 
카라반 입구
 

 
침대 쪽에서 본 카라반 입구. 가운데 보이는 베이지색 수납장들이 수납장, 보일러실 등.
오른쪽 대각선에 있는 것이 화장실. 소파와 탁자. 저 탁자를 밑으로 내리면 소파 두 개를 붙여 침대로 만들 수 있는 구조.
 

 
맞은편 소파. 보기에는 참 요모조모 잘 갖춰진, 아기자기한 내부. 그러나...춥다.
캠핑카라는 것은 ‘여름용’임을 뼈저리게 깨달은 여행. 
 

  
부엌. 작은 냉장고부터 밥솥, 전자레인지, 쿡탑, 각종 조리기구 등 없는 것이 없다.
 

 
침대. 창이 양옆에 있어 외풍 장난 아님. ㅜㅜ 아이고 후덜덜.
 

 
화장실.
 

 
화장실.
 

  
한밤의 바비큐. 욱의 삼겹살과 소시지, 내 전복과 새우. 육식주의자와 고기를 안먹는 자의 나름 평화로운 바베큐 파티.
 

  
아침의 바베큐 흔적. 저 눈! @@
 
(청평 카라반 / 2012년 2월 / PENTAX K-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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