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주택을 옮겨놓은 듯한 건물.
그 안에 가득했던 예쁜 접시들.


다종다양한 꽃무늬 접시.


집안을 가득 메운 접시들.


앤틱 가구와 접시의 어울림.


주렁주렁.


인형


매력 넘치는 마귀할멈.


한성깔 하게 생긴 인형.


인형들


탁자 위에도 접시


무서운 접시. -_-

(쁘띠프랑스 / 2012년 2월 / PENTAX K-x)

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엊그제 다녀온 것처럼 생생한 필리핀.

그 아름다운 자연과, 거친 듯 맛있는 음식과 소박하며 수줍은 사람들 때문이겠지.

그래서 '필리핀에서 한인 또 총격!' 이런 기사를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내가 만난 필리핀은 '여행위험국' 따위의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부디 더 이상 그곳에서 다치거나 죽는 사람들이 없기를.

언제 다시 가게 될지 모르지만, 내 첫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언젠가 확인할 날이 오겠지.

혀와 코가 먼저 기억하는 그리운 필리핀 음식들.

 

 

새우 꼬치 튀김

 

 

생선구이

 

 

게 요리

 

 

정말 맛있었던 생선인데, 도미 비슷한?

 

 

정신 차려보니 뼈만 남은 도미.

 

 

중국 뷔페 식당 메뉴들, 초두부, 해물우동, 채소찜

 

 

필리핀 국립미술관 근처에서 만난 길거리 어묵 튀김

 

 

필리핀 패스트푸드점에서 가장 일반적인 메뉴. 닭다리에 맨밥. ㅜㅜ

 

 

양장피?

 

 

오징어 바비큐.

 

(필리핀 / 2011년 11월 / PENTAX K-x)

 

2008년 3월 어느 날, 출장으로 12년 만에 다시 만난 베이징.

'상전벽해'라는 말이 들어맞는, 사람, 건물, 도로...모든 것이 변해버린 것 같은 그곳에서

변하지 않은 하나, 천안문광장의 붉은 깃발.

 

 

 

                                 (2008년 3월 베이징 / PENTAX K-100D)

전주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고향의 맛, 현대옥.

나에게 전주 콩나물국밥은 삼백집도 웽이집도 아닌 바로 이 현대옥이다. 

남부시장 허름한 한 귀퉁이에서 할머니 두 분이 장사하시던 그 시절, 1시 전이면 장사가 끝나 버려 도통 시간 맞추기도 어려웠다. 어렵사리 영업 시간에 맞춰 김 한 봉지 사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겨우 자리에 앉으면(한 번에 3, 4명 겨우 앉을 수 있는, 바 형식의 탁자가 다였다.) 힐끗 돌아본 주인할머니 입에서 나오는 말 두 마디. "맵게, 안 맵게?" 퉁명스러운 듯 거두절미,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두 마디. 콩나물, 파, 고춧가루, 시원한 육수 한 뚝배기 그득 담아 내주시면 땀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먹고,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싹싹 핥아먹곤 했지. 서울에서 늘 생각나고 그리웠던 맛. 

그래도 언제든 먹을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나이를 너무 잡숴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된 주인할머니가 후계자를 꼼꼼히 골라 '현대옥'이라는 이름과 맛의 비법 일체를 전수하셨단 이야기가 들리는 게 아닌가. 주인할머니가 천년 만년 사실 수 없으니 맥이 끊이지 않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찌나 아쉽던지...그리고 적잖은 걱정. 과연 그 맛이 그대로일까? 프렌차이즈가 됐다던데 그때 그 남부시장의 맛을 오롯이 지킬 수 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가본 체인 현대옥. 

안심했다. 그래, 이 정도라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현대옥> 콩나물국밥이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구나. 

이미 끓인 것을 적당히 식힌 채로 덜어 나오는 남부시장식. 따로 내주는 수란은 후루룩 마시면 된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인 채로 나오는 일반 콩나물국밥. 뜨겁고 맵게 먹을 수 있어서 난 요 방식의 콩나물국밥이 더 좋더군. 

 

 

정갈한 반찬들. 오징어 한 대접 따로 시켜 듬뿍 넣어 먹으면...1년 전 마신 술까지 해장되는 기분. 아, 먹고 싶어라. ><

 

(전주 현대옥 효자점 / 2013년 12월 / 아이폰4)

월드컵경기장역 편의점 앞 탁자 위에서 발견한 엉뚱한 조합, 부케와 컵라면.

아마도 친구의 결혼식에서 받아왔을 누군가가 놓고 간 듯한 부케. 놓고 간 것인지 버리고 간 것인지...?

라면 찌꺼기 옆에 있으니 몇 시간 전까지 화려했을 부케도 덩달아 초라해 보이는군. 

결혼이란 것이, 먹다 남긴 컵라면처럼 다급하고 남루하고 현실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은유?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먹고 간 찌꺼기는 치우고 가는 매너는 좀 갖춥시다. 


 

작업하러 2박3일 들어갔다가 정작 일은 안 하고 삼겹살 실컷 먹고, 삼림욕 실컷 하고 돌아온 충북 제천 클럽ES리조트.
그렇지. 원래 말이 안 되는 거였지. 이렇게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숲속에서 감히 '일 따위'를 하겠다고 생각한 자체가...어불성설이라
이거지.
콘도니 펜션이니 많이 안 다녀보기도 했지만, 들어서는 순간 엄청 큰 문화적 충격을 받은 클럽ES.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돌아오고 나서 꽤나 끙끙댔지. 또 가고 싶어서. 그러다 회원이 아니면 가기 힘들다는 말에 아예 갖고 싶어서 심각하게 땡빚을 내서
사야 하나 한동안 고민도 하고...


들어서는 입구의 아우라, 남다르다.


산중턱에 자리한 품새부터 심상찮아.


산과 물. 가장 완벽한 풍경의 어울림. 좋다!


중후한 원목 가구로 채워진 실내.


특히 마음에 들었던 다락방. 날 위해 맞춤한 듯한 엔틱 가구들. **


침대 옆 문을 열면 자그마한 발코니가 있고...집보다 더 좋아 속으로 울었더랬지.


산 속에 포근히 자리한 풍경. 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의 긴장이 저절로 풀리는 진짜배기 숲속 휴양지.


집은 지었으되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다 알아서 장식해준 꾸밈.


초록 담쟁이와 짙은 나무가 잘 어울렸던 건물.


아...벌써 1년.
또 가고 싶어. ㅜㅜ

(2013년 5월 / 아이폰 4)

기억에서 끄집어내다. 벌써 10년도 더 지났네. 2003년 세계도자비엔날레에 파견 근무 나갔을 때였지.
광주 조선관요박물관에서 석 달을 먹고 자며 일했더랬다.
가을이라지만, 허허벌판이었고 바람이 많이 불어 많이 추웠던 기억. 전통 가마가 지어지는 것을 기록하느라 곱은 손 호호 불며
아침저녁으로 지켜봤던 기억. 도자기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만나지 않았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짧고 아픈 사랑을 했고...
정작, 지냈던 광주 박물관이나 도자비엔날레 사진은 하나도 없고, 딱 한 장, 출장 겸 짧게 나들이 갔던 여주에서 이 사진 한 장만
남아 있다. 절벽 위의 절, 그리고 그 밑을 푸르게 출렁이던 강물이 강렬했던 곳. 신륵사. 다시 가볼 날이 있겠지.

 

 

작년에 일본 출장 다녀온 작가님이, 내 부탁으로 특별히 찍어다주신 건담.

대지진 방사능 사고 이후 일본에 발 디딜 일은 없을 거라 굳게 결심했기에, 눈물 흘리며 사진으로만 만족하기로.

그 안에 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지만, 모르는 척 귀 닫고 눈 감고 그냥 사는 거랑, 알면서도 굳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거랑은 다르다고 믿기 때문에,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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